[씨네21 리뷰]
[리뷰] 최소한의 책임조차 외면하는 세상을 한없이 따스하게, <고양이키스: 당신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
2025-02-05
글 : 김현승 (객원기자)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은 동화 작가 용희(오동민). 작업실 문을 열면 여느 때처럼 그녀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만 같다.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던 어느 날, 작업실 안쪽에서 기척을 느낀 용희는 용기를 내어 굳게 닫힌 방문을 열어본다. 방 안에는 딸 재인(신수아)이 숨겨놓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아내의 흔적을 헤집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딸의 부탁과 방치된 방을 고양이를 위한 공간으로 바꿔보자는 로언(류아벨)의 제안에 용희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호평받은 <고양이키스: 당신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은 황수빈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귀여운 고양이와 아이들로 가득한 이야기는 남몰래 울음을 삼키는 어른들의 마음속 상처를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영화가 계속해서 당연한 것을 가르치려 든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최소한의 책임조차 외면하는 몹쓸 인간들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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