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CBS>의 슈퍼볼 중계는 자사의 OTT인 파라마운트+에서도 디지털 송출을 진행하며 총 1억2370만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이는 슈퍼볼 중계 사상 최고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슈퍼볼의 생중계를 담당한 <FOX>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자사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서비스)/AVOD(광고 기반 비디오 온디맨드) 플랫폼인 투비를 통해 슈퍼볼 경기를 ‘무료’로 송출하는 파격 전략을 펼친 것이다. 그렇게 1년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이 새로 쓰였다. 투비에만 1360만명의 시청자가 접속했고 올해 슈퍼볼의 전체 시청자 수는 1억277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는 FAST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실히 입증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슈퍼볼 기간 중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가 ‘투비’, ‘투비 어디서 시청하나요’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청자들이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투비를 찾은 것일까? 투비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관심과 호기심이 새로운 시청층의 유입을 가져왔다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실제로 투비는 지난해 매출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루며 광고 기반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플루토TV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두 플랫폼 모두 무료 콘텐츠를 앞세워 구독료 피로(subscription fatigue)를 느끼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투비의 이번 성공은 OTT 시장의 전망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그동안 AVOD나 FAST 서비스는 구독형(SVOD) 서비스의 보완재로 취급됐다. 하지만 투비의 성공은 AVOD 플랫폼이 라이브 스포츠 등 프리미엄 콘텐츠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또한 투비가 현재 SVOD 서비스까지 준비 중이라는 점은 앞으로 OTT 시장이 단순히 무료와 유료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이용자 취향을 반영한 복합적 전략으로 진화할 것임을 보여준다. 이미 플루토TV와 함께 AVOD 시장을 이끄는 투비가 향후 SVOD 서비스까지 선보이면 OTT 시장의 지형은 크게 바뀔 것이다. 콘텐츠뿐 아니라 시청 방식 자체가 플랫폼 경쟁의 핵심이 된 지금, 투비가 던진 승부수는 OTT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