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터뷰] <라스트 사무라이>의 톰 크루즈
2003-11-20
"전쟁은 상대방에 대한 무지 때문에 일어나"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1)가 20일 오후 일본 도쿄 롯본기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1870년대 일본 메이지시대를 배경으로 신식 무기로 무장한 천황군과 무사들의 마지막 전쟁을 그린 영화. 톰 크루즈는 천황군을 조련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다가 검술과 무사정신에 매료되는 미군 대위 네이든 알그렌으로 등장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2월 5일, 우리나라에서는 내년 1월 9일 개봉되며 전날인 19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본 기자들을 위해 시사회를 가진데 이어 이날 저녁 특별 시사회를 펼친다.

한국의 기자들도 워너 브라더스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 기자 시사회와 회견에 참석했다.

회색 정장의 노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톰 크루즈는 함께 단상에 오른 일본의 동료 배우들과 반갑게 악수한뒤, "대단한 힘을 지닌 일본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일본 역사와 문화에 경의를 표합니다. 동양의 정신을 느끼게 해준 이 영화에 감사드립니다. 시나리오를 읽고나서 충성심과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뉴질랜드에서 촬영하는 동안 일본 배우들을 통해 동료간의 배려와 협조, 프로정신, 휴머니즘 등을 배웠죠."

`탑 건'이나 `미션 임파셔블' 등에서 최신 전투기나 첨단 스파이 장비로 무장했던 톰 크루즈는 이번 영화에서 일본의 중세식 갑옷을 입고 장검을 휘두른다.

"1년동안 이 영화를 준비했습니다. 갑옷의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근력 강화 운동을 하며 12㎏ 정도 체중을 불렸지요. 전투 장면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미리 1시간 정도 준비운동을 했습니다. 검술의 달인인 가쓰모토 역의 와타나베 겐과 우조 역의 사나다 히로유키가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말을 끝내자 마자 미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톰 크루주와 와타나베가 자리에서 일어나 맨손으로 검술 장면을 선보여 박수와 폭소를 이끌어냈다.

그는 영화를 찍기 전에 미국 남북전쟁과 아메리칸 인디언 전투, 메이지 유신 등에 관해 공부했다고 한다.

또 마지막 무사 사이고 다카모리의 일대기를 그린 이반 모리스의 저서 `고귀한 실패'와 리도베 이나죠 `무사도'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사무라이는 아티스트이자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그들의 관점을 갖게 되고 이해가 깊어지면서 일본 문화를 존경하게 됐지요. 미국인들은 사무라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무섭다고 생각하거나 전사라는 선입견만 갖고 있습니다. 저는 세계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상대방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마다 다른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저도 이번에 배웠습니다. "

톰 크루즈는 이날 아침 에드워드 즈윅 감독과 함께 도쿄에 도착해 곧바로 기자회견장을 찾았으며 21일 교토의 특별 시사회에도 참석한 뒤 일본을 떠날 예정이다.

(도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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