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제 최고라는 부담감은 없죠, <주홍글씨>의 한석규
2004-07-29
글 : 오정연

95년 <닥터 봉>으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작품성과 흥행 모두에서 불패의 신화를 이어나갔던 한석규. 그가 주연으로 출연 중인 영화 <주홍글씨>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7월19일 열렸다. 3년 가까운 공백을 깨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중간첩>이 흥행에서 실패한 뒤, 형 한선규씨가 제작하고 본인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소금인형>이 촬영 도중 제작이 중단되는 등 악재가 겹친 뒤였기 때문일까. 시종일관 평소와 다름없는 침착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지만, 약간은 핼쑥해진 그의 얼굴에서는 사뭇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는 “최고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났다”며 재기를 다짐하는 한편, <소금인형>의 제작중단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영화를 한편 만든다는 것은 아이를 출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금인형>은 유산을 한 경우이고, 죽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서로 다른 사랑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보여주는 시나리오” 때문에 영화의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부인(엄지원), 정부(이은주), 살인사건의 미망인(성현아)과 서로 다른 사랑을 나누는 강력반 형사 기훈을 연기한다. 짧은 설명만으로는, 특수요원(<쉬리>), 형사(<텔미썸딩>), 스파이(<이중간첩>), 납치당한 아내를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남편(<소금인형>) 등 최근작들에서 연기했던 범죄·음모와 관련된 인물과 공통점이 있는 캐릭터. 이에 대해 한석규는 “그간 너무 운신의 폭이 좁은 인물만을 연기했다. 하지만 기훈은 다양한 관계에 따라 진폭이 큰 감정을 선보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영화를 통해 보여줄 변신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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