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겨울연가’ 다시 한번! KBS 2TV, 8일부터 매주 토요일밤 재방송
2005-01-04
글 : 손원제 (기자 한겨레 여론매체부)
겨울 연가에 대한 사랑을,,

유난히 눈 구경이 어려운 이 겨울, 티브이가 온통 새하얀 눈세상을 준비했다. 온 세상을 뒤덮을 듯 쏟아져내리는 함박눈의 군무와 눈사람을 배경으로, 그 눈만큼이나 순수한 빛깔의 운명적인 첫사랑을 그려냈던 한국방송 드라마 〈겨울연가〉가 8일부터 매주 앙코르 방영된다. 2텔레비전 〈토요명화〉가 송출되던 매주 토요일 밤 11시15분(첫회는 11시5분)부터 한번에 2편씩 10주간 총 20부작이 다시 전파를 탄다. 〈겨울연가〉의 귀환은 2002년 꼭 이맘때 안방극장을 찾은 지 2년 만이다. 일본열도를 적신 뜨거운 한류 열기의 후광에 힘입은 바 크다.

열기 이어질지 촉각

〈겨울연가〉는 한국 첫 방영 때도 배용준 목도리며, 폴라리스 목걸이, 배경음악 등이 큰 바람을 타는 등 상당한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나 시청률만으로 보면, 한번도 30%를 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름다운 영상엔 찬탄이 쏟아졌으나, 시청자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주제곡의 반복과 기억상실·출생의 비밀 등 상투적 이야기 구조를 두고는 호오가 갈렸다. 그러다 일본으로 최고 수출가에 넘어간 뒤 거대한 태풍으로 번졌다.

〈겨울연가〉의 낭만적 사랑 이야기는 일본 중·장년층 시청자를 티브이 앞으로 불러모으며 사회적 신드롬을 형성했고, ‘욘사마’는 작년 일본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다. 돌아온 〈겨울연가〉가 새해 벽두 시작된 대작 드라마들의 안방 공세를 넘어 다시 한번 한국 시청자들에게 환상의 준거가 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가을동화〉로 안방 시청자의 40%를 한개 채널 앞에 붙들어두었던 윤석호 피디 순정극의 매력은 〈겨울연가〉로 약간 주춤한 듯 하면서도 일정한 열기의 유지에는 성공했지만, 이어진 〈여름향기〉에선 스스로 ‘실패’라고 자인하는 결과에 봉착했다.

한국 시청자들의 기호가 윤 피디 특유의 순정극에 대한 몰입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가능한 지점이다. 그러나 일본의 예상치 못한 열기가 불러온 드라마에 대한 호기심과 문화적 자부심 등이 〈겨울연가〉의 흥행가도를 밝혀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방송은 8일 1·2부 방영에 앞서 밤 10시5분부터는 50분간 〈겨울연가 스페셜〉을 특집으로 내보낸다.

‘토요명화’ 시청자들 항의

손범수·김윤지 아나운서 진행으로 이규형(영화감독), 미즈노(전남대 교수), 김지선(개그우먼) 등이 〈겨울연가〉의 줄거리와 매력요인 등을 소개하고, 일본 내 신드롬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한편, 〈겨울연가〉 편성에 따른 〈토요명화〉 중단에 반발하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속출하고 있으나, 한국방송 쪽은 “〈토요명화〉는 폐지된 게 아니며, 〈겨울연가〉가 끝나면 다시 나가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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