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타워즈3> 미리 보기 [2] - 촬영&액션 ①
2005-05-17
정리 : 김혜리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는 조지 루카스의 복수가 될 것인가?

<에피소드3>의 제작비는 1억1500만달러. 마케팅과 프린트 비용으로는 9500만달러가 들었다. <타임>의 리처드 콜리스는 <에피소드3>가 프리퀄들의 단점을 극복하고 오리지널 <스타워즈>의 내러티브적 확신을 되찾았다고 평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이하 <에피소드3>)는 1972년 젊은 독립영화 감독 조지 루카스의 노트로부터 아직 스크린으로 옮겨지지 않은 은하영웅전설의 마지막 고리다. 괄호는 풀리고 은하계 전쟁의 역사는 28년 전 출발한 그곳으로 돌아와 긴 한숨을 토할 것이다. 최초의 <스타워즈>인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1977)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1980)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1983)이 레아와 루크 남매가 이끄는 반란군의 사악한 제국에 맞선 투쟁을 그린 상승의 드라마였다면, 총명한 소년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제다이의 길을 버리고 암흑의 유혹에 붙들리는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1999)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2002) 그리고 <에피소드3>는 하강의 드라마다. 결국 바닥을 치고 피를 흘리는 <에피소드3>에 이르러 <스타워즈> 연작은 지옥에 가장 가까이 간다. 한 세대가 실패를 인정하며 침묵에 빠지고 어린아이들에게 미약한 희망을 돌린다. 그러므로 <에피소드3>는 극적으로 격렬할 수밖에 없다.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소멸하고 다스 베이더가 일어나며 공화국이 암살되고 제국이 날개를 펴는 이야기인 것이다. 정치적 소용돌이와 극복을 보여줄 뿐 중대한 위기도 중량급 악당도 갖지 못해 오리지널 3부작의 긴박함을 따르지 못했던 두 프리퀄과 <에피소드3>는 이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간 실망한 팬들이 다시 기대로 불타오를 만도 하다.

<에피소드3>를 보았다는 케빈 스미스 감독(<점원들> <도그마>)이 본인의 홈페이지에 짐짓 흘린 인상기는 세간의 예상에 부응한다. 그는 <에피소드3>가 오리지널 3부작에 가장 근접한 프리퀄이며 주인공의 갈등은 셰익스피어 비극의 햄릿과 오셀로를 연상시킨다고 토로했다. PG-13등급을 받은 <에피소드3>는 폭력 수위에서도 컴퓨터 게임적인 경쾌함을 훌쩍 넘어선 모양이다. 케빈 스미스는 패자가 사지를 잘린 채 불타는 결투와 어린 수련생(<에피소드2>에서 요다의 제자로 나온)들을 포함한 제다이 대학살과 같은 장면이 남긴 섬뜩한 여운을 곱씹기도 했다. 5월9일치 특집 기사를 쓴 <타임>의 리처드 콜리스 역시 아나킨을 맥베스에 빗대며 오리지널 3부작과 달리 “서사극이라고 부르기 힘들었던” 두편의 프리퀄에서 실망을 안겨줬던 루카스가 <에피소드3>에서 다시 대중예술의 장인임을 증명했다고 호평했다. 과연 <에피소드3>는 프리퀄들의 혹평과 <반지의 제왕>의 센세이션 이후 서사극 판타지의 제왕으로서 자존심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조지 루카스의 복수가 될 것인가?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하루 6시간 검투를 연습하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심혈관 운동에 2시간을 소모하며 하루 여섯끼를 먹었다. 결과는 20파운드 이상 불어난 근육이었다.
조지 루카스는 <에피소드6>의 제목을 <제다이의 복수>로 예정했지만, 마지막 순간 제다이 기사단에는 복수를 금하는 속성이 있음을 상기하고 <제다이의 귀환>으로 바꾸었다. 물론 시스단에는 복수 금지의 계율이 없고 <에피소드3>의 제목은 <시스의 복수>가 됐다.

<에피소드3>는 2003년 6월30일 오전 8시7분 호주 시드니의 폭스 스튜디오에서 크랭크인해 2005년 1월 영국 엘스트리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마쳤다. 크랭크업의 현장 엘스트리 8번 스테이지는 28년 전 <스타워즈>(1977)의 첫 촬영현장이기도 했다. 완벽한 ‘원’을 그리려는 욕심에 루카스 필름의 스탭들이 연출한 의식이었을까. 어쨌거나 이 일화는 <스타워즈> 신화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서 <에피소드3>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시사한다. 즉, <에피소드3>는 이야기부터 액션, 캐릭터, 프로덕션디자인과 음악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오리지널 3부작과 프리퀄을 연결하는 교량이다.

다스 베이더는 어떻게 탄생했나?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 예견된 이야기의 전모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의 줄거리는 팬사이트와 다크호스 코믹스의 그래픽 소설을 통해 이미 많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오직 영화를 통해 이야기의 전모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기사는 스포일러이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에피소드3>는 <스타워즈> 연대기가 그린 그림이 결국 다스 베이더라는 한 불행한 인간의 일대기- 아나킨의 추락과 베이더의 구원담- 였음을 상기시켜줄 것이다.

루카스가 창조한 은하계의 연표는 <에피소드4>의 야빈 전투가 일어난 해를 기원(紀元)으로 삼는다. 무역연합이 나부 행성을 봉쇄한 <에피소드1>의 사건이 B.B.Y.(야빈 전투 이전) 32년이고, <에피소드2>에서 카운트 두쿠가 주도한 음모에 대항해 클론 군대를 동원하고 이를 빌미로 팰퍼타인 의장이 군 통수권을 장악한 것이 B.B.Y. 22년이다. <에피소드3>는 클론 전쟁 발발 3년째인 B.B.Y. 29년에 시작한다. 클론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을 무렵 분리파의 드로이드군을 이끄는 그리버스 장군은 팰퍼타인 공화국 의장을 인질로 잡고, 그를 구출할 임무가 오비완과 아나킨에게 주어진다. 드로이드군에 잠입한 아나킨은 전편에서 한팔을 앗아간 카운트 두쿠와 대결해 팰퍼타인을 구한다. 자신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 제다이 회의에 불만을 품은 아나킨에게 팰퍼타인은 의회에서 자신을 대변해주길 요청한다. 그리고 포스의 어두운 측면이 그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그러나 결코 제다이에게서 배울 수 없는 거대한 파워를 미끼로 그를 유혹한다. 제다이 기사에게 원칙적으로 금지된 결혼을 통해 아나킨의 비밀스런 아내가 된 아미달라 의원은 남편에게 임신을 알린다. 오랫동안 몸을 낮추고 있던 팰퍼타인의 정치적 음모는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마침내 시스의 군주가 모습을 드러낸다. 요다는 츄바카의 우키족이 사는 카이크 행성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시스의 발호를 멈출 수 없다. 66법령의 발효로 공공의 적으로 규정된 제다이들은 도처에서 죽임을 당한다. “상실에 대한 공포는 암흑으로 가는 길이다. 잃기 두려운 모든 것을 놓을 수 있도록 훈련하라”는 요다의 교훈도 부질없이 아나킨은 어둠의 힘에 몸을 맡기고, 아미달라는 비탄에 빠진다. 화산의 별 무스타파에서 오비완과 대결한 끝에 치명적으로 망가진 아나킨의 몸에 생명유지장치를 결합해 되살린 팰퍼타인, 즉 다스 시디어스는 그를 카운트 두쿠(다스 티라누스)를 잇는 새로운 제자 다스 베이더로 삼는다. 오비완은 아미달라가 남긴 쌍둥이 남매 중 레이아를 알데란 총독 베일 오르가나에게, 루크를 아나킨의 의붓형 오뤤 라스 부부에게 맡긴다. 공화국은 숨을 거두고, 살아남은 제다이 마스터 요다는 늪지대 데고바로 오비완은 타투인으로 잠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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