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타워즈3> 미리 보기 [5] - 캐릭터&배우
2005-05-17
정리 : 김혜리
유능한 ‘협상자’ 오비완 케노비. 그러나 자신의 제자 아나킨에게 닥친 운명은 막지 못한다. 아나킨은 아미달라가 자신의 길을 따르지 않는 것을 오비완의 모략 때문이라 여기고 원한을 품는다.
아미달라가 아나킨에게 원하는 것은 사랑뿐이지만 아나킨은 사랑보다 힘을 믿는다.
섭리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세계를 통제하고 싶어하던 소년 아나킨은 원한과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제다이 기사단의 계율을 등진다.

“더 빠르게! 더 세게!”(Faster! More intensity!)

이는 조지 루카스가 촬영현장에서 배우들을 향해 입버릇처럼 외치기로 유명한 얄궂은 주문이다. <에피소드3>의 배우들은 이 막연하고 난해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외에도 19년 뒤(<에피소드3>와 <에피소드4>의 갭)의 나이 든 자신 혹은 자신의 아이를 상상하며 연기하는 별난 경험을 했다.

알렉 기네스 따라잡기

이번이야말로 고 알렉 기네스의 업적을 따라잡을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오비완 케노비 역의 이완 맥그리거는, 대배우의 혼령을 접신하겠다는 일념으로 3주 동안 분장실에서 4, 5, 6편에 나오는 알렉 기네스의 모든 장면을 쉬지 않고 재연했다. 내털리 포트먼 역시 아미달라의 딸인 레이아 공주 캐리 피셔의 연기를 복습했다. 팰퍼타인 역의 이안 맥다이어미드는 프리퀄의 제작으로 말미암아 내막을 알 수 없는 악당 연기에서 한 인물이 변모하는 궤적을 온전히 그려내는 배우로 흡족한 일을 얻은 배우. <에피소드6>에서 황제로 처음 출연했던 맥다이어미드는, 팰퍼타인을 오로지 권력과 조작에만 관심이 있는 유고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에 비교하며 마지막 <스타워즈>의 결말이 자신의 승리로 끝나는 것에 만족을 표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도 악한 조직의 중간 보스 역을 했던 크리스토퍼 리의 카운트 두쿠도 <에피소드2>에 이어 돌아온다. 통째로 극장판에서 삭제된 <반지의 제왕> 사루만의 비운은 면했지만, 팬 페이지의 시나리오로 미뤄볼 때 등장시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타임>의 리처드 콜리스는 만인의 미움을 한몸에 산 캐릭터 자자 빙크스가 또다시 등장하지만(루카스의 배짱!), 적어도 말은 하지 않는다며 관객을 다독이기도 했다.

<에피소드3>의 새 인물들

드로이드와 외계인의 합체인 분리파 지도자 그리버스 장군. 기침이 심하고 살금살금 걸어다니는 불행한 악당이다. 배우 출신의 사운드 편집자 매튜 우드가 알란 스미시라는 이름으로 오디션에 응해 캐스팅됐다.

<에피소드3>가 소개하는 새 인물 중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분리주의자들의 군대를 이끄는 그리버스 장군. <에피소드2>와 <에피소드3> 사이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카툰 네트워크>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클론 전쟁>에서 데뷔한 캐릭터다. 반은 외계인, 반은 드로이드인 이 오싹한 존재는 “아나킨을 다스 베이더로 만들어 살려낸 테크놀로지의 초기 버전이 만들어낸 인물로, 장차 아나킨을 집어삼킬 기술을 상징하는 존재”다(롭 콜맨 애니메이션 담당 감독). 강력하지만 병적인 그리버스를 통해 관객은 아나킨의 참혹한 미래를 희미하게 내다볼 수 있다. 기침이 심한 그리버스의 음성 연기는 배우 출신 사운드 편집자인 매튜 우드의 것이다. 이 밖에 눈여겨볼 만한 <에피소드3>의 캐스팅으로는 자밀리아 여왕을 잇는 나부의 선출 여왕으로 <웨일 라이더>의 신예 케이샤 캐슬 휴즈가 있다. 시시콜콜한 숨은그림찾기에 엑스터시를 느끼는 마니아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카메오. 루카스는 푸른 분장에 얼굴을 감추고 파파노이다 남작 역으로 오페라 장면에 등장하고, 감독의 아들도 용감하지만 운 나쁜 결말을 맞는 젊은 제다이로 잠시 등장해 자랑스런 아버지 덕을 누렸다.

내 오랜 친구 츄바카와 C3PO

“걸어다니는 카펫”으로 불리는 츄바카. 오리지널 3부작에서 의리를 지키기 위해 가족과 고향을 등지고 한 솔로를 도왔던 그를 다시 볼 수 있다. 스튜어트 프리본의 오리지널 디자인에 기초해 제작한 8벌의 의상을 장신의 배우들에게 입히고 컴퓨터로 수를 늘려 우키족의 군중신을 만들었다.
대사 있는 캐릭터로서는 유일하게 <스타워즈> 6편에 모두 출연하는 C3PO.

<에피소드3> 스탭들의 가슴을 누구보다 벅차오르게 한 것은, 한 솔로의 의리파 우키족 친구 츄바카로 분했던 피터 메이휴와 조지 루카스의 재회. 이제 예순이 된 이 거인 배우는 루카스 필름의 연락에 기쁘게 달려왔다. 츄바카의 동족들은 8벌의 우키 의상을 입은 호주의 농구선수들이 연기했다. 냉매가 흐르는 조끼로 털옷 안에서 체온을 유지한 우키들의 털을 빗어주기 위해 의상팀은 사다리를 이용했다고. 단짝 드로이드 C3PO와 R2D2는 캡틴 안틸레스의 손에 맡겨진다. 오랜 우정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에피소드4>에서 C3PO가 R2D2를 알아보지 못한 미스터리는 단 한마디의 대사로 풀린다. 6편의 <스타워즈>에서 걱정 많고 수선스러운 영국 집사의 혼을 커뮤니케이션 드로이드에 불어넣은 배우 앤서니 대니얼즈는 “<에피소드3>에서만큼은 스리피오의 머리와 사지가 몸통과 떨어지는 일 없이 내내 붙어 있다”는 희소식을 이 수난 많은 드로이드의 팬들에게 귀띔한다. “12주의 일거리가 28년의 오디세이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한다. 물론 이제 자신의 어린 아들을 위해 <에피소드3>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을 1970년대의 소년들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팰퍼타인 의장을 수행하는 공화국 의원들. 맨 왼쪽은 코랄시티의 대표인 액크바르 장군으로 후일 제국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 운동의 씨를 뿌린다.

끝으로 퀴즈 하나. 수많은 쟁쟁한 인물 가운데 <스타워즈> 연대기 최후의 대사는 과연 누가 차지할까? 답은 <스타워즈> 최초의 대사를 입 밖에 낸 바로 그 캐릭터다. 이 문제의 답을 구하기 위해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을 다시 플레이백하는 당신은 루카스의 은하영웅전설과 함께 거대한 원을 완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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