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이, 스위스, 튀니지 찍고~
호주와 영국의 세트와 은하계 다양한 행성의 모델이 될 중국, 타이, 스위스, 튀니지를 여행한 <에피소드3>는 ‘444’라 불리는 신기술로 촬영됐다. <에피소드2>를 메이저 영화로서는 최초로 HD 24프레임 디지털 비디오로 촬영한 루카스가 개발한 훨씬 높은 해상도를 얻어내는 테크놀로지라고. <에피소드3>는 ‘여봐란 듯’ 혁명적인 비주얼을 내세우지는 않는다. 다만 2200개의 방대한 양의 시각효과 숏을 때로는 한 장면에 50∼60개까지 이음새 없이 융합시켰다. 요다와 다스 시디어스의 대결, 오비완이 적을 쫓을 때 타는 용의 형상을 한 도마뱀 보가, 무스타파 행성의 용암 등을 묘사하는 데에 쓰인 애니메이션 작업 분량은 90분으로 2편의 70분, 1편의 60분보다 훨씬 길다.
은하영웅들의 잔혹한 액션이 펼쳐진다
<에피소드3>의 액션은 6부작 중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에피소드3>의 무대는 난세다. 은하계 곳곳은 클론 전쟁의 화염에 휩싸여 있고 사람들은 언제든 전투에 말려들고 피난길에 오를 태세로 살아가고 있다. 편집본을 본 케빈 스미스 감독은 영화 초반 코루산트 행성 상공에서 벌어지는 공중전이 6편의 <스타워즈>를 통틀어 발군이라고 환호했다. 전투 액션도 루크의 시대와 아나킨의 시대를 잇는 <에피소드3>의 기능에 한몫을 한다. 팰퍼타인 의장을 납치한 드로이드군과 제다이 스타파이터가 벌이는 전투는 <에피소드4>를 열어젖힌 반란군과 다스 베이더의 추격전을 연상시킨다. 반면 이번에는 우주공간이 아닌 대기권을 전장으로 삼은 덕분에 연기와 불꽃의 역동적인 효과를 살릴 수 있었다. 공중전투와 더불어 ‘스타워즈 액션’의 쌍벽을 이루는 검투에서도 <에피소드3>는 제다이 결투 양식의 극치를 보여주는 두번의 쇼케이스를 마련했다. 그 하나는 마스터 요다와 다스 시디어스 사이에서 벌어지고, 나머지 하나는 오비완 케노비와 변절한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용암이 들끓는 무스타파 별에서 벌이는 역사적 일대일 전투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오비완과 아나킨의 광선 검투는 약 20분간 지속된다고 한다. 그나저나 누구의 실력이 윗길인가? 무술감독 닉 길라드는 제다이들의 무공 수준을 10단계로 나눌 때 오비완은 8단, 아나킨은 9단이라고 설명하고 덧붙였다. “제다이도 9단이 될 수는 있지만 그건 빛과 어둠의 차이다(어둠의 힘을 빌려 레벨 9로 올라섰다). 이 결투로 관객은 인물들에 관한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아나킨은 재능이 있지만 무술의 정신적 측면을 배우지 못했다.”
루카스씨는 편집을 좋아해
<에피소드3>의 촬영 1라운드에는 55일이 소요됐다. ‘1라운드’라 함은 조지 루카스가 언제나 편집과정에서 새 아이디어를 얻고 재촬영을 통해 영화를 바꾸어 나가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가 배우들과 계약할 때 본촬영 종료 뒤 1년까지 추가촬영을 보장받는 내용을 포함시킨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일곱 종류의 편집본이 존재했다는 소문이 들리는 <에피소드3>에서도 조지 루카스는 후반작업에 돌입하자마자 영국 셰퍼튼 스튜디오에서 11일간 보충촬영을 진행했다. <스타워즈> 전작의 음향감독이며 근작에서는 편집에도 가담하고 있는 고참 스탭 벤 버트에 따르면 루카스는 편집과정을 가장 좋아한다. “루카스는 언제나 사적인 창조 공간을 선호한다. 편집실은 내키는 대로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이지만 촬영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로 <에피소드3>의 쫑파티는 거창했다. 알코올과 성취감에 도취된 루카스 필름의 멤버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이틀간 흥청댄 이 자리에서도 조지 루카스는 딱 한 시간을 머무른 다음 후반 작업실로 사라졌다고 미국판 <프리미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