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리얼판타스틱영화제2005 공식 기자회견
2005-06-22
글 : 이영진
김홍준 운영위원회 대표(좌측 두번째) 및 영화제 프로그래머

작지만 의미있는 첫걸음이 시작됐다. 리얼판타스틱영화제2005가 6월21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개막작을 비롯한 60여편의 상영작을 발표했다. 김홍준 영화제 운영위원회 대표는 “2달 전 같은 자리에서 (영화제 운영) 재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국사회가 이런 영화제를 필요로 하지 않겠다고 받아들여 행사를 열지 않겠다라고 말했었는데 그때 판단이 잘못됐던 것 같다. 만약 (이 영화제가) 지지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책임일 것이다”라는 말로 의지를 밝혔다.

개막작은 ‘최초의 소비에트 SF’라 불리는 야코프 프로타자노프의 무성영화 <아엘리타>다. 잔인한 독재자 투스쿱이 지배하는 화성을 배경으로 전체주의에 대해 비판을 담은 이 영화는 “독일 표현주의와 프랑스 아방가르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 영화제 쪽은 개막 상영 때 작곡가 송현주 씨가 직접 만든 음악을 연주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마르크스 침공!!! 동구권 SF영화 특별전’에선 <도둑맞은 폭탄><우주에서의 조우> 등 1960-80년대 사회주의 시대 동구권에서 만들어진 SF영화 13편을 만날 수 있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부천영화제 프로그램으로 준비하다 무산됐는데 이번 리얼판타스틱영화제에서 더 많은 작품을 상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판타스틱 영화세상’ 섹션은 재기발랄한 개성들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만들었던 스탭들이 주말마다 창고에 모여 15일만에 3만달러 저예산으로 만들었다는 <우량시민 에드워즈>, 섹스 도중 데카르트, 노엄 촘스키, 수잔 손탁을 논하는 독특한 핑크무비 <사치코의 화려한 생애> 등 15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김도혜 프로그래머는 “경쟁섹션이 없는 영화제의 초청에 응해준 이들에게 감사한다”며 “15편 중 8편이 신인감독이라는 점을 무엇보다 눈여겨봐달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 장르영화의 다양한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코리안 판타지’, 24편의 판타스틱 단편영화를 두루 훑어볼 수 있는 ‘짧지만 판타스틱’ 섹션 등이 준비되어 있고, 1930,40년대 만들어진 기록영화 <조선>과 <해방뉴-쓰> 4편도 특별 상영된다. 이 희귀 기록들은 김홍준, 김영덕, 김도혜 등 영화제 스탭들이 일본의 한 사설 아카이브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 이후 복원한 영상들이다. 김구 선생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홍준 운영위원회 대표는 “영화제의 역할은 영화를 단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까지 포함된다”면서 특별 상영에 의의를 부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던 폐막작은 애초 프리미어 상영이 가능한 한국영화를 초청하려고 했으나 원활치 않아 영화제 쪽은 결국 상영작 중 관객들이 뽑은 작품을 한차례 더 상영하는 것으로 대치했다고 밝혔다. 영화제 쪽은 영화제 일정 중에 아직 밝힐 수 없는 깜짝상영이 있다며 기대하라고 입을 모았다.

7월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동안 서울아트시네마와 필름포럼 1관(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리는 리얼판타스틱영화제는 알려졌듯이 훼손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의 정신을 되살리겠다며 스탭들이 팔걷어 붙인 결과다. 이에 박찬욱, 김혜수 등 영화인 뿐 아니라 관객들도 판타스틱 축제를 되살리기 위해 힘을 보탰고, 영화제 운영위원회는 한달동안 자발적인 후원금 1천5백만원을 모았다고 한다. 2억원의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영화제 쪽은 현재 리얼판타스틱 홈페이지(www.realfanta.org)를 통해 서포터스를 모집 중이다.(홈페이지에서 먼저 회원으로 가입한 후 후원금 계좌이체를 하면 된다. 전화가입은 02-927-8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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