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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와 쿠마> 혹시 천재소년 두기?
2005-10-12
글 : 한청남

타이틀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코미디 영화 <해롤드와 쿠마>에는 닐 패트릭 해리스가 깜짝 카메오로 출연한다. <스타쉽 트루퍼스> 같은 작품에서 조역을 맡기도 했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실명 그대로 연기 아닌 연기를 한다.

사정은 이렇다. 차를 타고 햄버거 가게를 찾아 헤매던 해롤드와 쿠마는 웬 히치하이커를 태우게 된다. 허겁지겁 차에 탄 이의 얼굴이 무척이나 낯익은데, 바로 두 사람이 즐겨보던 TV 드라마 <천재소년 두기>의 주인공이 아닌가. 의사 지망생으로서 자신의 우상을 만난 쿠마는 물론이고 낯선 이를 태우기 꺼려하던 해롤드의 표정 역시 밝아진다.

그런데 TV 속에서는 마냥 해맑은 모습이던 두기의 표정이 왠지 심상치 않다. 환각제에 취한 상태인 그는 기분을 더 내야한다면서 두 주인공에게 여자를 꼬시러 가자고 종용한다.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버거 따위보다 여자가 더 급하다 말하는 그는 영락없는 난봉꾼이다(음탕한 대사들이 정말 걸작이지만 차마 글로 옮길 수가 없다). 심지어 자신의 명성을 파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과거 두기를 좋아했던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그제서야 된통 걸렸음을 알게 된 해롤드와 쿠마. 결국 두 사람은 천재소년 두기에게 정신적 물질적 데미지를 입게 되는데, 이후 영화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는 직접 확인하길. 두기 팬들에게는 정말 악몽과도 같은 장면일 수 있으나 스타로서의 자기 이미지까지 날려버린 닐 패트릭 해리스의 열연이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안겨준다.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지만 그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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