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인위적인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불신과 비난, <생산적 활동>
2006-04-28
글 : 이영진

생산적 활동 Throw the Cross Away
오점균 | 한국 | 2006년 | 97분 | 한국영화의 흐름

급하게 사랑을 나누고 싶은데 공간이 마땅치 않아 거리를 헤매고, 골목을 뒤진 적 있는가. 오점균 감독의 단편 <생산적 활동>(2003)은 20대 초반의 가난한 연인이 섹스할 곳을 찾기 위해 도시 순례에 나선다는, 그리고 두 연인의 애정행각이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활력을 던져주는‘생산적 활동’임을 증명한 바 있다. “2년 뒤 같은 모티브와 타이틀을 빌려와 만들었다”는 장편 HD영화는 이번엔 ‘생산적 활동’을 향유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결국엔 치러야 하는 고통에 좀더 관심을 둔다. 결혼 3년 차의 가정주부 미유. 그녀는 아이를 갖고자 하는 남편 재성과 사이가 좋지 않다. 미유가 친구가 운영하는 결혼 상담소에 취직한 뒤로 이들 부부의 사이는 더욱 악화된다. 결혼상담소에서 우연히 만난 자동차 판매원 동휘와 사랑에 빠진 미유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동휘와 동거를 시작한다. ‘생산적 활동’을 거듭하는 미유와 동휘 그러나 이들의 관계 또한 급속히 삐걱거린다. 부부라는 규정된 관계의 강요에 떠밀려 아이를 낳아야만 하는 생산적 활동을 포기한 미유는 과연 자신이 꿈꾸고 또 택한 생산적 활동을 계속 영위할 수 있을까. 인위적인 사회적 관계에 대한 격한 불신과 비난을 품고 있는 불온한, 그러나 생산적인 영화.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