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틸작가 5인의 미공개 화첩 [6] - 손익청
2006-05-10
글 : 박혜명
손익청_ 어제와 다른 오늘, 오래오래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표현하면 의아하겠지만, ‘음악을 하려고 사진과에 입학했다’. 보컬로 밴드 활동을 하고 싶다는 꿈을 부모님이 반대해서 사진과에 진학했다. 아버지가 사진 찍는 취미를 갖고 있어서 어려서부터 사진이 낯설지 않았고, 고등학교 때 사진동아리(역시 음악동아리가 없어서 든 것이었다)에서 찍은 사진이 큰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도 하나의 계기였다. 음악과 사진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다 군대에서 내린 결론. “사진은 내가 원할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는 기록이고, 남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는 감정이다. 음악은 그 순간의 감정이 남지 않으며, 음악을 하는 순간 함께 즐기는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강요해야 한다.”강렬함은 덜해도 오래 남길 수 있는 사진을 선택하게 되었다.

경성대 사진학과 졸업 전부터 잡지, 광고 등의 사진을 프리랜서로 찍어오다가 <연애소설>을 계기로 스틸작가 길에 들어섰다. <연애소설> 이후 한동안 일감이 없어 영화 스틸을 포기할까도 했었다고. “인터뷰 사진은 어떤 사람을 몇 시간 겪는 일이지만 영화 스틸은 한 사람을 몇달간 지켜보는 작업이다. 매일 다르게 기록할 수 있고 길게 접근할 수 있다”는 데서 스틸작업의 매력을 느낀다. 음악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인지 음악영화 스틸을 한다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는 그것이 어떤 밴드의 여행을 다룬 로드무비라면 가장 좋겠다고 한다. “여정을 따라 촬영한다면 더 좋겠다. 여정마다의 공간, 시간, 느낌들을 다 기록해보고 싶다.”

1. 비흡연가 손익청의 공동흡연구역
2.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
3.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4.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1. 비흡연가 손익청의 공동흡연구역
손익청 작가는 흡연자가 아니다. 누군가가 담배를 피울 때의 향과 담배 피우는 모습이 좋아서 촬영현장의 담배연기를 담기 시작했다. 다른 현장에서 만났을 때 배우의 담배 피우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이 사뭇 흥미롭다고. 설경구와 조한선의 경우 <역도산>과 <늑대의 유혹>에서 각각 만났다가 <열혈남아> 현장에서 동시에 재회했다.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역도산>의 송해성 감독 등이 현장에서 담배를 물 때마다 작가의 카메라에 잡혔다.

2. 그냥 쉬는데도 폼나_<늑대의 유혹>의 강동원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 군산 폐공장에서 액션신 촬영 도중 쉬는 모습이다. 액션신이라 촬영해야 할 컷 수가 많았고 비까지 맞느라고 배우들이 지쳐 있었다 한다. “강동원, 조한선 둘 다 액션배우들처럼 정말 잘했다. 게다가 동원이는 신체 비율이 좋아서 그런지 어떤 동작을 해도 예뻐 보이더라.”

3,4. 송아지, 너는 내 운명_<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석중이 키우는 송아지를, 강아지 안듯 안아보겠다고 품에 안은 모습이다. 장난기가 워낙 많아서, 짬만 나면 현장에서 장난치고 놀거리를 찾아낸다고. 이날은 송아지와 놀다 우사 안까지 들어가게 됐다. “석중이한테는 가족 같은 녀석들이라 정민이 형도 더 감정이입을 했을 거다. 내 눈에는 그냥 송아지였지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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