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섹시한 헨리8세에 폭발적 반응
2007-04-04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미국서 시작된 드라마 <더 튜더> 높은 시청률 기록
쇼타임의 새 시리즈 <더 튜더>

미국의 케이블 방송 쇼타임이 홈런을 쳤다. <위즈> <덱스터>로 부진했던 시청률을 정상궤도로 올린 케이블 방송 쇼타임은 지난 4월1일 TV 프라임타임(밤 10시)에 영국의 헨리8세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대극 <더 튜더>의 막을 올렸다. HBO의 <로마>가 막을 내린 바로 다음주다. <어글리 베티>의 제작자 벤 실버만이 만드는 <더 튜더>는 일요일 방송된 시즌 프리미어에서 87만명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모았고, 월요일 재방송 때에는 34만명의 시청자가 이 화려한 시대극의 첫 술을 즐겼다.

시리즈의 시작 전부터 에피소드의 일부를 웹사이트(showtime.com)와 파트너 포털을 통해서 공개했던 마케팅 기법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이 도는 가운데, <더 튜더>는 지난 3년간의 쇼타임 시리즈의 데뷔 성적 중에 최고봉에 섰다. 지난 시즌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으로 인기를 얻은 <덱스터>와 비교해도, 대마초 파는 예쁜 엄마 <위즈>와 비교해도 각각 44%, 78% 높은 시청률이다.

역사극에 대한 할리우드와 방송계의 관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특히 튜더 시대는 암투와 배신, 음모가 난무해 제작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이야기 거리로, 나탈리 포트먼과 스칼렛 요한슨이 촬영 중인 <디 아더 볼린 걸>도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각으로 다루는 영화다. 튜더 가문에서 배출한 왕이 많지는 않지만, 절대왕정의 존립을 확고히 하고, 종교개혁을 단행한 헨리8세에 대한 비화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일생동안 6명의 부인을 합법적으로 맞아 들인 헨리8세는 케이블 채널 HBO가 <로마>와 <엘리자베스 1세>로 재미보는 것을 질투한 쇼타임이 군침 흘렸을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로마>만큼 선정적이고!
<로마>보다 화려하다!

<더 튜더>는 화려한 의상만큼 캐스팅도 화려한데, 시청률의 중심에 선 헨리8세 역은 <매치 포인트>에서 남성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벽히 소화한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가 맡았다. 헨리8세의 첫 부인 아라곤의 캐서린 역은 마리아 도일 케네디, 앤 볼린 역에 나탈리 도메르, 앤 볼린의 아버지 토머스 볼린 역에 닉 더닝이 캐스팅됐고, 이 밖에도 샘 닐(울시 추기경), 제레미 노담(토마스 모어 경), 제임스 프레인(토머스 크롬웰) 등 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역사적인 기록에 비교적 충실하게 만들어진 <로마> <엘리자베스 1세>와 비교하면 <더 튜더>는 좀 더 시청자의 입맛에 맞는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타임스디스패치닷컴>의 칼럼니스트 더글라스 더덴은 <더 튜더>를 즐기기 위해서 당시대의 역사에 대해서 알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헨리8세가 왕위에 올랐을 때 영국의 국교가 가톨릭이었다는 것과 (후에 프로테스탄트로 바뀌지만), 당시 왕권이 막대해서 개인의 유·무죄여부를 왕의 판결에 따라야했다는 역사적인 배경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는 것.

헨리8세 역의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

또한 <더 튜더>에서 다루는 시간적인 배경은 1520년부터 1530년까지의 10년 정도로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하고 앤 볼린과 결혼하기 위한 헨리8세의 험난한 여정이 주된 이야기다. 다시 말해, 헨리8세의 풍만해진 중년 이후의 모습이나 앤 볼린 이후의 왕비 4명과의 얼룩진 이혼사까지 장황하게 펼쳐지지는 않는다. <로마>가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두번째 시즌에서 막을 내린 것과 비교하면 담백한 결정이다. 그러니까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가 헨리8세에 비해서 너무 날렵하고 잘 생겼다는 캐스팅에 대한 불만은 접어도 될 듯.

제작사 워킹 타이틀과 레벌리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더 튜더>의 제작비는 에피소드당 2백만달러이며, 첫 시즌의 예산은 3800만달러인 초고예산 케이블 TV 시리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아직 계약이 성사되진 않았만 2008년 봄 시즌을 겨냥해 올 여름부터 두번째 시즌의 촬영이 시작한다는 소문도 들리는 중. <LA타임즈>의 시상식 뉴스레터 <엔벨롭>은 <더 튜더>를 에미 시상식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으니, 뚜껑이 열린 쇼타임의 시대극이 앞으로 22주간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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