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자상한 남자친구의 도전
2007-07-19
글 : 강병진
사진 : 조석환
<달려!>의 요시자와 유우

영화 <달려!>는 정신병 환자인 두 남녀가 여행을 통해 자활하는 이야기다. 환청과 환상에 시달리는 하나는 우울증 환자인 나고얀을 꾀여 제목 그대로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요시자와 유우가 연기한 나고얀은 마라톤에 뛰어든 하나의 페이스메이커와도 같은 역할이다. 그는 하나를 보호하고 위로하면서 그녀가 자기와의 싸움인 이 달리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이전에도 <착신아리2>의 나오토, 드라마 <에이스를 노려라>의 토도 선배 등 요시자와 유우가 연기한 남자들은 대부분 생색내지 않는 여성의 조력자였다. 물론 잘해봤자 돌아오는 건 ‘고맙다’는 말이 전부였지만. “실제의 나에게도 레이디 퍼스트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어린 시절을 뉴욕에서 보냈는데, 서양 남자들이 가진 기본적인 매너가 내 몸에도 밴 것 같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에 비하면 부족하다. (웃음)”

1997년 한 가라오케 오디션에서 입상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요시자와 유우는 데뷔 초 <춤추는 대수사선>의 오다 유지를 닮은 덕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때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유명하고 멋있는 사람을 닮았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배우로서 요시자와 유우는 나뿐이다.” 이후 드라마 <동물의 의사선생님> <별에 소원을> 등에 출연했던 그는 2004년 <에이스를 노려라>의 토도 선배를 맡아 소녀 팬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언제나 다정다감한 남자친구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아직 그렇게까지 보살펴주고 싶은 여자를 만나지 못했단다. “어렸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정말 사랑의 확신이 생기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 그래서 연애를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웃음)” “송강호나 니시다 도시유키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현재 드라마 <야마다타로 이야기>에서 사디스트인 나가하라 마코토를 연기 중이다. “이제는 자상한 남자친구 역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에게도 마코토는 어려운 도전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끝까지 사디스트적인 성격을 버리지 않을 생각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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