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린제이 로한, 최악의 여배우상 유력
2008-01-22
글 : 안현진 (LA 통신원)
굴욕의 전당, 제28회 골든 라즈베리상 후보 발표
<아이 노우 후 킬드 미>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를 하루 앞둔 1월21일, 어김없이 올해도 골든 라즈베리 어워드의 후보 목록이 먼저 발표됐다. 해마다 전년도 최악의 영화와 최악의 배우 등을 선정하는 라즈베리 어워드(래지 어워드)는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에 불명예스럽지만 재치있는 시상식을 거행하는데, 후보목록도 아카데미보다 하루 먼저 발표했다.

제28회 라즈베리 어워드에서 굴욕의 세례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배우는 린제이 로한과 에디 머피다. 두 사람 모두 영화에서 1인다역을 연기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연기한 캐릭터 수만큼 최악의 연기자상(주연/조연)에 따로 노미네이션 됐다. <아이 노우 후 킬드 미>에 출연한 린제이 로한은 얼굴만 같고 모든 것이 전혀 다른 오브리와 다코타를 연기했는데 그로 인해 최악의 여우주연상 부문에 2회 지목됐고, <노르빗>에서 1인3역의 화장실 코미디를 펼친 에디 머피는 노르빗 역으로는 최악의 남우주연상, 아시아인 미스터 왕 역으로는 최악의 남우조연상, 그리고 거대한 여인 라스퓨티아 역으로는 최악의 여우조연상까지, 연기상 부문에만 3번 호명됐다. 두 사람은 미국의 영화사이트 무비폰(Moviefone)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미 2007년 최악의 남녀배우로 선정된 바 있다.

<노르빗>
<척 앤 래리>

이 밖에도 <아이 노우 후 킬드 미>는 최악의 영화상을 비롯해서 최악의 여자조연상, 최악의 영화 속 커플상, 최악의 리메이크/패러디상 등에 이름을 올려 총 9회 후보로 이름을 지명돼, 2008년 래지 어워드의 최다 노미네이션의 굴욕까지 떠안았다. <노르빗> 역시 8개 부문 후보로 올라 <아이 노우 후 킬드 미>의 뒤를 바짝 뒤쫓았는데, 이중 5개 부문은 1인3역을 연기하고 각본까지 쓴 에디 머피의 독무대다. 래지 어워드의 설립자인 존 윌슨은 “에디 머피가 연기한 각각의 캐릭터가 심하게 비위에 거슬리는 관계로 따로 후보에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윌슨은 <아이 노우 후 킬드 미>가 최다부문 후보작이 된 것에 대해서도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는데, “<아이 노우 후 킬드 미>는 <쇼걸> 이후 가장 멍청한 영화다. 영화를 끝까지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그 둘이 쌍둥이인지 아닌지, 모두가 한 사람의 상상일 뿐인지. 1시간50분 전으로 되돌아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쇼걸>은 래지 어워드가 선정한 1990년대 최악의 영화다.

이 밖에도 아담 샌들러의 게이 결혼식 소동 <척 앤 래리>가 최악의 영화 속 커플상을 비롯해서 각본상, 감독상 등 8개 부문에 올랐고, <브라츠: 더 무비>와 <대디 데이 캠프>가 각각 5개 부문, 롤랑 조페 감독의 <4. 4. 4.>가 올해 신설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공포영화상’과 최악의 감독상, 최악의 여우주연상에 이름을 올려 뒤를 따랐다.

제28회 골든 래즈베리 어워드 수상결과는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인 2월23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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