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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antango│1994│벨라 타르│435분│헝가리, 독일, 스위스│오후 2시│CGV 5
누군가 오늘 <사탄 탱고>를 보기로 결정했다면 그는 다른 세 편의 영화 보기를 포기한 것이다. 상영시간이 거의 7시간인 이 영화는 더 많은 작품을 섭렵하고 싶어 하는 영화제의 열성 관객에게는 필시 어려운 선택이다. 하지만 그 누군가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사탄 탱고>의 지지자들은 알려준다. “평생 동안 생각하고 영향받아왔으나 사용해보지는 못한 어떤 것들을 이 영화가 요약하고 있었다.” ‘죽음 3부작’을 통해 혁신적인 언어를 새롭게 사유한 구스 반 산트가 실은 벨라 타르의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건 이미 알려져 있다. 신비한 카메라의 움직임과 구도, 카메라가 걸어가는 인물들의 뒷모습에서 잡아낸 형상, 프레임 안으로 들고나는 소리들의 세심한 관여, 시간의 앞서고 뒤서는 구조의 조합이 바로 이 영화에서 온 것이라는 걸 당신은 확인하게 될 것이다. 평론가 조나단 로젠바움은 “눈부시게 뛰어나고 악마주의적이며 풍자적인 영화”라며 “이 영화의 형식이 원작소설과 마찬가지로 탱고의 스텝(전진 6스텝, 후진 6스텝)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포크너적인 중첩적 시간 구조, 영화를 구성하는 12개의 섹션, 그리고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큼 잘 안무된 카메라 무브먼트와 롱테이크 등에 반영되어 있다”고 격찬한다. 혹은 벨라 타르를 “미클로스 얀초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계승자”라며 평론가 짐 호버만은 “진정 타르의 최면적인 영화”라고 표현한다. 공산주의가 무너져가던 그때 폐허가 된 것 같은 마을과 악마처럼 보이는 인간들. 돈을 빼돌려 마을을 떠나려는 자와 죽었다고 생각했으나 마을로 돌아오는 자 등 주요인물 8명의 이야기가 얽히며 12개의 챕터로 흘러간다. 이 영화의 원작자 라즐로 크라즈나호르카이가 각본으로 참여했으며, 둘은 <런던에서 온 사나이>로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