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이다희] 이제 짝사랑은 그만!
2008-06-12
글 : 강병진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흑심모녀>의 배우, 이다희

“근위 제3당주 각단입니다.” 각단이 주신의 왕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순간, 시청자도 이다희를 알게됐다.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목숨을 바쳐 담덕을 지키던 각단의 모습은 그녀에게 검색어 1위의 영광을 안겼고, 각단의 유언은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아쉬움으로 도배하게 했다. “선왕께서는 이 나라 주신의 왕이 되시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전했습니다. 분명 들으셨습니까? 그럼 됐습니다.” 진중한 여전사로 데뷔 6년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녀가 이번에는 뽀글머리의 발랄처녀로 변신했다. 영화 <흑심모녀>에서 이다희가 연기한 나래는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엄마가 벌어놓은 돈을 가로채며 속을 썩이는 철부지 딸이다. 이미지의 간극이 심하다 했더니, 자신으로서는 드디어 제 역할을 만난 느낌이란다. “예전에 맡았던 배역에 비하면 처음으로 제 나이와 맡는 아이를 만난 것 같아요. 엄마도 영화를 보시더니, 어쩜 저렇게 똑같냐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만큼 나래와 실제의 이다희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학창 시절 그녀는 내일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머리를 해볼지만 궁리하던 여학생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공부는 못했다고 말한다. 18살이던 지난 2002년 슈퍼모델대회에 나간 것도 연기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빨리 일을 시작하면 학교에 안 가도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단다. 그러나 오히려 슈퍼모델이란 꼬리표와 176cm란 큰 키는 연기자로 향하는 길을 종종 가로막곤 했다.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상대 남자배우랑 같이 서면 그림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키가 콤플렉스였거든요. 예쁜 옷을 입고 싶어도 기장이 맞지 않아서 속상한 일이 많았죠.” 연기력으로 큰 키를 접는 노력 중인 그녀가 지금 꿈꾸는 캐릭터는 “사랑받는 여자”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에서 남편이었던 김민준의 마음은 엄지원에게 향해 있었고, <슬픈 연가>에서 짝사랑하던 친구인 연정훈의 눈빛은 김희선에게 꽂혀 있었으며 <에어시티>에서는 언니(최지우)에게 버림받은 동생이었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저만 바라보는 상대배역을 만난 적이 없었죠. 짝사랑도 이런 짝사랑이 없다니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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