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상처의 치유, 시간의 의미 <미스테리어스 스킨>
2008-07-23
글 : 정재혁

<미스테리어스 스킨> Mysterious Skin
그렉 애러키 | 2004 | 107분 | 미국 | 판타스틱 감독백서

사라진 다섯 시간. 18살의 청년 브라이언은 10년 전의 어느 하루를 애써 잊고 지낸다. 친구 닐과 함께 야구부 코치에게 납치돼 성추행을 당했던 그는 이후 상처를 시간으로 덮은 뒤 무덤덤한 생활을 이어간다. UFO를 믿고, 에일리언 책을 탐독하며, 공부밖에 모르는 듯 세상과 이어진 끈을 놓아버렸다. 하지만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닐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돈을 받고 몸을 팔며 술을 마시고 거리를 헤맨다. 그렉 애러키 감독의 2004년 작품인 <미스테리어스 스킨>은 아동 성추행이란 사회적인 문제를 소재로 삼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상처의 치유, 시간의 의미를 묻는다. 브라이언은 조심스레 닐을 만나려 시도하고 닐은 그와 만나면서 시간 저 건너편에 두고 잊었던 상처를 마주한다. 그렉 애러키 감독은 8살 이후 떨어져 살았던 두 소년의 재회를 연출하며 그들의 상황, 성장에 대한 쉬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알록달록 캔디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재현하거나 몸을 팔다 폭행을 당한 닐의 뒤를 따라가는 카메라는 매우 신중하다. 아픔과 증오, 후회와 절망이 뒤섞인 성장담이 시간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가며 치유되는 느낌이다. 닐을 연기한 조셉 고든 레빗의 앳되고 싱그러운 모습이 담겨 더 소중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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