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고전 할리우드 느와르가 연상되는 작품 <에이블 데인저>
2008-07-24
글 : 정재혁

<에이블 데인저> Able Danger
폴 크릭 | 2008 | 86분 | 미국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흑백화면, 굵게 컬이 들어간 여자의 방문, 기적을 울리는 듯한 음악. 폴 크릭 감독의 장편 데뷔작 <에이블 데인저>는 고전 할리우드 느와르 영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꿈 혹은 상상 장면을 제외하곤 모든 장면이 흑백으로 촬영됐고 음모를 둘러싼 주인공과 적들의 대결을 그리는 과정도 느와르 스릴러물의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야기는 까페의 주인이자 9/11 사태를 미국의 음모라 주장한 저서의 필자 토마스가 살인사건에 휘말리게되는 사건을 따라간다. 독일 여성의 방문과 TV 토론회 출연 이후 토마스는 동료의 죽음과 이상한 사건을 접하게 된다. 수수께끼처럼 펼쳐지던 일들을 하나의 음모로 가정한 그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건을 추적한다. 폴 크릭 감독은 도입부부터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화면을 줄곧 보여주는데 이는 <에이블 데인저>에서 사건의 가장 큰 포인트이다. 제3자에 의해 일상을 감시당하며 사는 사람들은 사실 그 어떤 거대한 음모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내몰린 이들이다. 폴 크릭 감독은 느와르 장르의 단정하고 절제된 형식 안에서 현대 사회의 문제를 깔끔하게 담아낸다. 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적절한 형식과 화법을 택한 덕에 스릴과 긴장감은 충분히 즐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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