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너희가 관절염을 아느냐
2010-08-24
글 : 주성철
<익스펜더블>의 바니 로스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주름이 더 자글자글하군요. 정말 눈물이 납니다.
=허허 이 녀석. 걱정하지 마라 마이클. 꿈은 크게 가지는 거란다. 주름이 있건 없건 난 계속 영화를 만들 거야. 밥이랑 차비만 주면 다 노 개런티로 나와준대. 그렇게 구두쇠로 살고 평생 트럭 운전만 하면서도 너 하나만은 바르게 키우려고 했다. 이제 이 아름다운 세상은 네 것이야. 자, 팔씨름 한판 하지 않으련?

-아, 저는 <오버 더 톱>의 마이클이 아니고요.
=그래, 넌 록키 발보아 주니어로구나. 못 알아봐서 미안하다 얘야. 어쩐지 이탈리아에서 온 종마라 불린 이 아비를 쏙 빼닮은 너였지. 어쨌건 너도 내 아들이니까 해주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사람은 얼마나 강펀치를 날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강펀치를 맞고도 어떻게 일어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단다. 그건 그렇고 네 엄마, 그리고 영원한 내 사랑 애드리안은 어디 있니? 애드리안~ 애드리안~.

-애드리안은 세상을 뜬 지 오래됐고요. 저에게 당신의 가장 멋진 연인은 <코브라>의 브리지트 닐슨이었어요. 어디서 뭘 하고 지내시는지.
=아, <코브라>. 아무리 구르고 뛰어다녀도 선글라스가 반짝반짝 빛났지. 거기서 내 최고의 대사를 기억하나? 넌 세균이고 난 약이야.

-당신은 악당과 싸울 때가 가장 멋있어요. <오스카>나 <엄마는 해결사>도 좋지만 왠지….
=그래 너 같은 친구들을 위해 우리가 뭉친 영화가 바로 <익스펜더블>이야. 장 클로드 반담이나 스티븐 시걸은 주인공이 아니면 안 나오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집어치우라고 했지. 척 노리스 형님도 내가 너무 현장에서 떠받들어야 할 거 같아서 그냥 계시라고 했지. 사실 무릎이 안 좋아서 비오는 날은 촬영을 할 수가 없대.

-그래도 간만에 아무 작전 없이 ‘고기’만 나뒹구는 액션영화를 본 것 같아서 반가웠어요. 속편 계획은 없으신가요?
=껄껄. 그렇게 봐주면 고맙지. 근데 우리의 가장 큰 적은 연기가 아니라 이 지긋지긋한 관절염이야. 그래서 다음 영화 제목도 이미 정했어. 악마의 발톱을 보았다.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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