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글로벌 프로젝트 아시아판 <사랑과 영혼>,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
2010-11-24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한국인 도예가 준호(송승헌)와 인터넷 쇼핑몰 CEO 나나미(마쓰시마 나나코)는 국적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다. 나나미는 갑작스런 행복감에 도리어 혼란스러워하지만 준호가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고 보듬어준다. 둘은 마침내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동반의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둘 사이를 가르는 불행은 결혼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찾아온다. 나나미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살해당하고 준호는 그녀의 유산을 노린 살인 공모자로 몰린다. 이 살인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고 이제는 준호까지 위험해질 지경이다. 유령으로 남아 준호의 곁을 맴돌던 나나미는 우연히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고, 엉터리 심령술사 운텐(기키 기린)의 도움을 얻어 준호를 지키려고 한다.

제작의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1990년 11월24일 개봉일 20주년에 맞춰 제작된 글로벌 프로젝트 아시아판 <사랑과 영혼>”이다. 남녀의 극중 역할이 다소 바뀌었을 뿐 이전과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혹은 그보다 일본에서 호소력있게 다가가기를 바랐을 이 영화의 결과는 그러나 다소 민망하다. 송승헌의 미소와 눈물, 다부지게 혹은 포근하게 서 있는 자세 등은 지나치게 지난 인기 드라마의 캐릭터에 맞춰져 있고, 마쓰시마 나나코의 연기는 그냥 평범하다. 준호가 “아이시테루”(사랑해요)라고 일본말로 말하고 나나미가 “알고 있어요”라고 한국말로 말하는 것이 이 글로벌 기획상품의 상징적 대사이긴 하지만, 그게 반복되자 식상하다. <걸어도 걸어도>의 그 어머니를 연기했던, 접신의 수준에 이른 배우 기키 기린의 신명나는 추임새가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에서는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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