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일루셔니스트 / 네가 원한다면 / 고교 졸업반 / 내일의 죠
2011-04-26
글 : 김용언
글 : 강병진
글 : 신두영
글 : 송희운
웃음과 눈물의 하모니

재미와 감동을 그대 품 안에!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 여기 모였다.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애니페스트 / 2010년 / 80분 / 프랑스 / 실뱅 쇼메

<윌로씨의 휴가>(1953)나 <플레이타임>(1967)을 본 관객이라면 잊을 수 없는 영화사의 아이콘, 윌로씨를 기억할 것이다. 키가 크고 트렌치코트를 즐겨 입는, 의도치 않게 주변에 온갖 소동을 불러오던 소심하고 착한 남자. 윌로씨를 창조했으며 직접 연기까지 한 이는 감독 겸 배우 자크 타티다. 타티가 마지막 영화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1982년 사망했고, 2010년 실뱅 쇼메가 연출을 맡았다. 텔레비전과 영화와 록스타에 밀려 점점 설 곳을 잃어가던 나이든 마법사 타티셰프가 스코틀랜드에 흘러들어온다. 투명한 색조는 스코틀랜드의 청명한 공기를 손에 잡힐 듯 시각화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계와 불화하며 알코올중독과 고독에 지쳐가는 서커스 단원들의 애수 어린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빛을 발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애잔한 2D애니메이션의 수작.



<네가 원한다면> Anything You Want

시네마페스트 영화궁전 / 2010년 / 101분 / 스페인 / 야케로 마냐스

더이상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엄마의 부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아버지에게 ‘엄마’처럼 입고 화장하기를 요구하는 순간, 이 영화는 기존 영화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다. 영화는 여장남자란 소재를 너무 가볍게도, 혹은 너무 진지하게도 다루지 않는다. 아버지 레오가 여자로 변장하기 위해 나이 든 게이인 알렉스에게 화장을 받는 장면은 영화가 사회가 규정한 고정관념을 다른 방식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레오는 딸을 위해 엄마의 모습으로 분장하면서 사회의 어떠한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딸이 엄마의 부재를 받아들일 때까지 묵묵히 그녀를 지켜주고 보살펴준다. 이야기의 출발은 통속적이지만 그 통속성을 변주하고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다.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인 <노벰버>의 감독, 야케로 마냐스 감독의 2010년 신작이다.



<고교 졸업반> Senior Year

시네마페스트 영화궁전 / 2010년 / 95분 / 필리핀 / 제롤드 타로그

필리핀 마닐라의 고교 졸업생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고교 졸업반>은 실제 학생 배우를 카메라에 담으며 그들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영화다. 영화는 졸업 연설문 작성, 어린 연인의 갈등 같은 졸업생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10년 뒤 동창회에서 다시 만나는 졸업생들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 뚱보는 살을 뺐고, 게이라고 놀림받으며 남학생들 사이에서 괴롭힘당했던 연약한 아이는 꽃미남이 되었다. 화면이 전환될 때마다 경쾌한 음악이 나오는 <고교 졸업반>은 초반부에 매우 말랑말랑하고 경쾌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의 사연에 집중하는 후반부에 이르면서 점점 깊은 상처를 드러낸다. 사춘기 친구들의 미묘한 갈등부터 시작해서 동성애, 가정불화까지 이르는 꽤 묵직한 문제를 다룬다. 싱그러움이 넘쳐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고교 졸업반>의 매력인데, 그 아이들의 상처를 목격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일의 죠> Tomorrow’s Joe

시네마페스트 영화궁전 / 2011년 / 131분 / 일본 / 소리 후미히코

야마삐(야마시타 도모히사의 애칭) 팬이라면 복싱영화 <내일의 죠>를 놓칠 수 없다. 야마삐는 그룹 NEWS의 리더이자 배우로 활약하는 아이돌이다. 일본 아이돌에 열광해서 이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과 달리 김종서가 주제가를 부른 추억의 애니메이션인 <허리케인 죠>를 기억하는 관객도 있겠다. 다카모리 아사오 원작, 지바 데쓰야 작화로 1970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죠의 치열한 권투장면과 죠의 쓸쓸한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 <내일의 죠>는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치열함과 외로움이 희석된 느낌이다. 가드를 내리고 펀치를 받아내는 죠의 권투는 여전하고 특기인 크로스카운터는 고속촬영을 통해 충실히 재현되었다. 라이벌 복서인 리키이시와의 한판 승부와 우정도 관객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후반부에 등장하는 일본 상업영화의 감동 코드는 고독한 복서 죠를 원하는 애니메이션의 팬에게 아쉬움을 남길지도 모른다. 야마삐 팬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다. 그의 조각 같은 근육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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