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할리우드의 미래다. 새로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을 앞두고 우리는 10년 전이라면 생각지도 않았을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가 보게 될 것은 주인공들의 과거인가, 아니면 미래인가. 프리퀄(Prequel)의 시대는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속편의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프리퀄은 할리우드의 진화인가, 아니면 잠시 유행하고 지나갈 할리우드의 꼼수에 불과한 것일까.
어떻게 할리우드는 속편을 포기하고 프리퀄의 시대를 사랑하게 됐는가. 2011년 여름은 프리퀄의 전성기라고 불릴 만하다. <엑스맨> 시리즈의 프리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아찔하게 여름을 열어젖혔고, 고전 시리즈를 리부트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여름을 근사하게 닫는 중이다. 이쯤 되면 프리퀄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금세 이 낯선 단어의 용법을 알아차릴 수 있을 거다. 프리퀄은 속편을 의미하는 시퀄(Sequel)의 반대말이다. 이미 존재하는 영화의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잠깐. 사실 속편을 만드는 건 그리 까다로운 일도 아니다. 할리우드는 더 많은 스타, 더 발전한 특수효과, 더 거대한 액션과 로케이션, 그러니까 더 많은 자본을 통해 끝없이 속편을 쏟아내왔다. 세 번이나 같은 이야기를 동어반복 하면서도 점점 더 수익을 불려온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생각해보라. 이런 상황에서 할리우드는 왜 프리퀄의 시대를 맞이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