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대만 시장은 작다,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
2011-10-10
글 : 김도훈
사진 : 하상우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 신작 <길>(가제) 들고 온 장초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사랑이 찾아올 때>를 들고 찾아왔던 장초치는 올해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 신작을 가져왔다. <길>이라는 가제만이 정해져 있는 신작은 울퉁불퉁한 대만의 20세기를 한 여자의 삶을 통해 돌아보는 영화다. 특히 1949년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에서 일어난 국공내전을 다루게 될 장초치의 손길이 기대된다.

-당신의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언제나 가족이었다. 이번 작품은 좀 더 주제를 확장하려는 시도처럼 보이는데.
=거대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심은 가족에 맞춰져있다고 봐 달라.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남편은 홍콩에 갔다가 그 사이에 공산당이 대만을 점령하는 바람에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다. 그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공산당 옷을 입고 대만으로 들어가려한다. 그러니 이것 역시 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1949년 국공내전은 한국과 아주 흡사한 역사지만 한국인에게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10년대부터 끝없이 국민당과 공산당의 싸움이 있었고, 1949년에 국민당이 처음으로 승리를 맞았다. 그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 승리한 것일 따름이고, 사상자도 엄청나게 많았다. 그런데 지금 대만 사람들은 그 역사를 대부분 잊고 살아간다. 대만인들에게 역사를 다시 일깨우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국공내전을 다룬 영화로 중국 본토에 배급이 가능한가.
=대륙에서도 큰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한 여자의 일생에 벌어진 세 가지 거대한 사건을 건너뛰며 보여주는 형식인데, 시놉시스로 보자면 시간 순서를 뒤섞는 방식이 될 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들었다.
=아니다. 시간순서대로!(웃음)

-최근 대만 상업영화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대만에서 영화를 만드는 게 점점 용이해지고 있는 건가.
=각 영화 시장마다 리듬을 타는 거고, 대만의 영화계는 단순히 상승세를 타고 있을 뿐이다. 나에게는 큰 상관이 없다. 나는 영화와 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데만 전념할 뿐이다. 대만 시장은 작다. 내 영화는 더 큰 국제무대에 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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