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크 웹 / 출연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 이판 리스
개봉예정 7월3일
UP 본격 와이어 액션 스파이더맨이라니! 게다가 3D라니!
DOWN 아무리 새로운 영화임을 부르짖지만 또 스파이더맨이라고?
이미 우리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2012년 개봉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게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리부트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물론 샘 레이미가 마지막으로 꿈꿨던 4편이 여러 가지 이유로 좌초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샘 레이미의 몇몇 열성팬들이 아직도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러니까 모두가 던졌던 질문. 대체 잘나가던 시리즈를 접고 왜 갑자기 리부트를 한단 말인가? 게다가 마크 웹은 <500일의 썸머>의 성공으로 갑자기 스타덤에 오른 감독이며, 대자본 블록버스터를 찍어본 경력도 없다. 혹시 우리는 피터 파커가 그웬 스테이시와 사랑에 빠지면서 갑자기 뮤지컬 한 곡조를 뽑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게 되는 걸까?
마크 웹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스파이더맨 영화의 목표는 오로지 한 가지다. “보다 현실적인, 보다 사실적인 스파이더맨 영화”다. 특히 액션에 있어서 거의 만화적일 정도의 무중력감을 표현했던 샘 레이미의 시리즈와는 달리 마크 웹은 와이어 액션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하게 CG의 도움을 받겠지만, 기본적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육체적인 리얼리티를 살려내는 영화가 될 것이다.” 게다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몸에서 유기적인 거미줄을 발사하는 대신 오리지널 코믹스의 설정처럼 피터 파커가 직접 고안한 거미줄 발사 장치를 사용한다. 사실 샘 레이미가 몰라서 거미줄 발사 장치를 없앴던 게 아니다. 문제는 겨우 고등학생 꼬맹이가 어떻게 그토록 복잡한 기계 장치를 발명하느냐다. 마크 웹은 오히려 그런 의문을 극적 장치로 쓸 예정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거다. 거미줄 발사 장치를 통해서, 우리는 피터 파커가 얼마나 높은 지성을 가진 캐릭터인지를 더욱 깊이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거미줄 발사 장치를 직접 만들 만큼 지적인 고등학생이 진짜 와이어를 타고 날고 구르며 악당이 되어버린 고등학교 은사와 싸우는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게 될 거란 소리다.
아무리 당신이 샘 레이미 시리즈의 열혈팬이라 할지라도 진정으로 강력한 악역의 부재가 얼마나 시리즈에 해악을 끼쳤는지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린 고블린, 닥터 옥토퍼스, 샌드맨은 약해도 너무 약했다. 심지어 모두가 기대했던 베놈마저 나약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에는 걱정 붙들어매시길. 도마뱀 유전자로 잃어버린 팔을 재생하려다 악당이 된 리저드는 원작 코믹스 최강의 악역 중 하나이며, 이번에는 제작진도 이전 시리즈의 약점을 철저히 공부했을 게 틀림없다.
전사들의 귀환, 눈에 띄네
<지.아이.조2> <본 레거시> <맨 인 블랙3> <007 스카이폴>… 개봉예정 속편들
2012년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제외하자면 속편의 세가 예년만큼 등등하진 않다. 유독 오리지널 각본을 토대로 한 영화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할리우드가 속편이라는 손쉽고 유용한 도구를 손에서 놓는 일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고, 올해 역시 속편들이 연초부터 연말까지 줄을 잇는다. 먼저 친근한 여전사 두명의 귀환이다. 이미 시리즈를 떠났던 케이트 베킨세일이 재합류한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2월23일)과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5: 최후의 심판>이 시리즈 최강의 화력으로 돌아온다. 특히 시리즈 최초로 아이맥스 3D로 만들어진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은 이미 1월 셋쨋주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시리즈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다. 남자 전사들도 빠질 수 없다. 예상밖의 슬리퍼 히트작이었던 <테이큰>의 속편 <테이큰2>에서 리암 니슨은 이스탄불로 휴가를 떠났다가 납치된 아내를 구하려다가 자신도 납치된다. 그래서 누가 그들을 구조하냐고? 전작에서 납치당했던 딸이다!(현재까진 그런 이야기라고 알려져 있다). <지.아이.조2>(6월28일)는 감독과 주연배우를 갈아치우고 돌아오는데, 대신 브루스 윌리스가 추가되고 이병헌은 살아남았다. 모든 걸 갈아치운 속편이라고 하면 <본 레거시>(8월9일)도 빠질 수 없다. 폴 그린그래스와 맷 데이먼이 빠지고 대신 토니 길로이와 제레미 레너가 들어왔다. 모두들 제레미 레너의 본을 걱정했지만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의 그는 꽤 근사하지 않았던가? 전작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 <타이탄의 분노>(3월29일)에서 페르세우스는 이제 제우스와 지옥의 신 하데스에 맞서 싸운다. 감독에 따르면 전편과 달리 3D 입체감을 좀더 염두에 두고 촬영했다고 하니 전편의 부실한 3D는 기억에서 잊어도 좋겠다. 올해는 도무지 속편이 만들어질 것같지 않던 두편의 프랜차이즈가 회생한다. 하나는 <맨 인 블랙3>(5월24일), 다른 하나는 <아메리칸 파이: 리유니언>(5월)이다. 두편 모두 1편만한 재미만 되살린다면야 회생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2012년의 마지막을 닫을 속편은 23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인 <007 스카이폴>(11월1일)이다. 제임스 본드는 상관 M의 과거에 얽힌 비밀과 붕괴의 위기에 처한 MI6를 구해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는데, 중요한건 내용이 아니다. <007 스카이폴>의 감독은 무려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의 샘 멘데스다. 역대 최고의 제임스 본드 영화를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