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크리스천 베일, 앤 해서웨이, 톰 하디, 게리 올드먼, 조셉 고든 레빗
개봉예정 7월19일
UP 톰 하디뿐 아니라 조셉 고든 레빗도 가세한다.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을 합쳐놓은 듯한 황홀경 예상.
DOWN 이건 어디까지나 이 한편의 문제가 아니라 조커와의 싸움. 베인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할리우드 속편들이 ‘더 크고 더 강하게’라는 물질론적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도대체 무슨 수로 히스 레저의 빈자리를 떨쳐낼 것인가. 솔직히 이건 4년, 아니 40년이 지난다 한들 힘든 도전처럼 보인다. 관객이 그러니 프리퀄에서 보게 될 진짜 대결은 배트맨 vs 악당이라는 1차원적 대결에 그치지 않는다(게다가 이젠 브루스 웨인의 생물학적 나이도 생각해야 한다). 이 시도에 대해선 감히 죽은 조커에 필적할 악당과의 싸움을 건 대범한 속편이라고 할밖에.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 프리퀄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도 크리스천 베일도 “이번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속편은 없다”고 단언한 말 그대로의 끝이다. 전편의 엔딩으로부터 8년 뒤 시점. 배트맨의 초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담시는 여전히 전쟁터다. 무자비하고 잔혹한 살인마 베인이 도시를 장악하고, 고담의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 대학살을 꿈꾸는 미치광이 악마 베인에게서 벗어나 고담시는 과연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배트맨에게 고담 시의 미래가 달려 있다.
기대를 모았던 앤 해서웨이의 캣 우먼에 관해선 아직 미지수다. 미셸 파이퍼를 능가하는 건 고사하고 몸에 맞지 않는 고무옷을 보니 캣이 아니라 키티처럼 보이는 불편한 진실이 앞선다. 그보다 조커에 필적할 만한 악당은 역시 근육질 톰 하디의 육체를 한껏 활용한 악당 베인이다. 조커가 악이라는 속성을 한껏 가지고 놀았다면 범죄자를 이끌고 고담 시민을 위협하는 베인은 육체적 강인함과 특출난 두뇌까지 갖춘 가장 고전적인 악의 전형과 같은 인물이다. 톰 하디의 말에 따르면 베인은 “끝도 없이 냉정한 놈”이자 “결과 지향적인 악당”이다. 대학살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관절꺾기, 뼈 박살내기, 머리통 잡아뜯기, 척추 뽑아내기 같은 것쯤은 우습게 동원하는 무서운 인간이다. 사실 공개된 프리뷰 영상에선 베인도 아직 팬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중. 마스크를 쓴 베인의 대사가 조커보다도 더 알아듣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놀란은 “영화를 보면 분명 이 복잡다단하고 흥미로운 캐릭터에 빨려들 거”라며 논란을 일축한다. 고담시의 풍경 역시 관건.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와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를 참조했다고 한다. 폭동 장면이 촬영된 곳은 바로 미국의 부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월스트리트. 역시 베인이 선동한 빈민층의 반격이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배트맨 시리즈의 면면을 계승할 전망이다.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에 이어 이번에도 아이맥스다. 아이맥스가 현존하는 최고의 포맷이라는 자신의 믿음을 알리고자 하는 놀란의 고집이 낳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