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사랑과 전쟁이로구나 / 보드게임의 스펙터클한 진화
2012-02-07
글 : 장영엽 (편집장)
<디스 민즈 워> This Means War / <배틀쉽> Battleship

<디스 민즈 워>

감독 맥지 / 출연 크리스 파인, 톰 하디, 리즈 위더스푼 / 개봉예정 2월29일

UP 사랑의 과정과 액션을 영리하게 연결한다면.
DOWN 이건 맥지의 영화는 대개 이야기가 허술했는데….

남자 둘에 여자 하나.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이건 ‘전쟁’을 의미한다. <디스 민즈 워>는 한발 더 나아간다. 남자 둘(크리스 파인, 톰 하디)은 고도로 훈련된 CIA 스파이 요원이다. 여차하면 폭탄을 설치하고 상대방의 가슴에 칼을 꽂아넣을 수 있는 이들은 한 여자(리즈 위더스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한다. 이처럼 로맨틱코미디이자 액션 장르의 재미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건, <디즈 민즈 워>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감독의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9년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후 필모그래피를 비워놓은 맥지가 이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말랑말랑한 이야기, 특수효과를 버무린 현란한 액션을 장기로 삼는 그의 개성을 고려해보았을 때, <디스 민즈 워>는 팝콘을 품에 안고 큰 고민 없이 시각적인 호사를 누릴 상업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호사는 두 남자 스파이의 매력에서 비롯된다. 맥지는 “제임스 본드와 이단 헌트가 리즈 위더스푼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고 이 영화의 줄거리를 압축했다. 매너 좋고 신사다운 본드 스타일의 톰 하디와 거침없고 남성적인 매력의 크리스 파인을 두고 고민해야 하는 건, 비단 리즈 위더스푼만이 아닐 듯하다.

<배틀쉽>

감독 피터 버그 / 출연 테일러 키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브루클린 데커, 리한나, 리암 니슨, 아사노 다다노부 / 개봉예정 4월19일

UP 보드게임의 서스펜스를 살릴 수 있다면.
DOWN <트랜스포머>라는 기시감.

거대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가 언젠가 마블처럼 독자적인 영화 스튜디오를 만드는 게 아닐까?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이 한번쯤 던져봤을 질문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시리즈의 흥행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하스브로는 최근 그들의 콘텐츠에 몸이 달아오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를 상대로 <모노폴리> <클루> <위자> 등 인기 보드게임의 판권을 팔아넘겼다. <배틀쉽> 역시 하스브로사의 유명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유니버설이 제작한 ‘하스브로 표’ 영화다.

진주만에 주둔하는 국제 해군 함대가 바다 자원을 취하기 위해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 종족 ‘리전트’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 기본 줄거리다. 얼핏 바다로 주요 무대를 옮긴 <트랜스포머> 시리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감독 피터 버그(<핸콕>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츠>)는 영화로 이식해온 보드게임의 본질이 <배틀쉽>을 그저 그런 최첨단 테크놀로지 영화로 보이지 않도록 해줄 거라고 믿는다. “배틀십 게임을 하게 되면 처음엔 상대방이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상대방의 전략을 깨닫게 되고 희열을 느낀다. 그다음에 해야 할 것? 내 배가 침몰되기 전에 재빨리 상대방의 배를 폭파해야 한다. 여기에 영화 <배틀쉽>의 드라마가 있다.” 그가 말한 대로 <배틀쉽>이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향연에 적절한 서스펜스를 장착한 작품이라면, 이 영화는 올해 상반기 가장 큰 복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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