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궁극의 슈퍼히어로 군단을 보게 되리니
2012-02-07
글 : 장영엽 (편집장)
<어벤져스> Avengers

감독 조스 웨던 /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스칼렛 요한슨, 제레미 레너, 새뮤얼 잭슨
개봉예정 4월26일

UP 마블의 대표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영화를 봐야할 또 다른 이유가 필요할까?
DOWN 능력자들이 너무 많다. 톱스타들도 너무 많다. 영화가 산으로 갈 위험이 다분하다.

2012년은 마블에, 아니 전세계 코믹스 팬들에게 기념비적인 한해다. 마블을 대표하는 메이저 슈퍼히어로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닉 퓨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이 ‘어벤저스’라는 이름 아래 한팀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드디어 스크린에서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는 마블의 또 다른 신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DC의 야심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는 다른 차원에서 얘기해야 할 작품이다. 모든 슈퍼히어로들에겐 제각각의 능력만큼이나 차별화되는 거대한 세계관이 있다. 코믹스 작가들이 수십년간 촘촘히 쌓아올린 그 금자탑들을 <어벤져스>는 분해하고 녹인 다음 하나의 신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뺀질뺀질한 천재 과학자(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인간을 발톱의 때만큼도 못한 존재로 여기는 오만한 천둥의 신(토르·크리스 헴스워스), 이성을 잃으면 눈에 뵈는 게 없는 녹색 괴물(헐크·마크 러팔로)과 이제는 철지난 얘기가 된 냉전시대의 인간 병기(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세계의 중심에 있을 때는 더없이 매력적인 이 영웅들은 과연 중심에 한데 모였을 때조차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만약 마블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인이 거대한 실험이 성공한다면, <어벤져스>는 21세기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영화로 기억되는 영광을 누릴 것이다.

‘어벤저스’의 탄생을 주도한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토르의 동생 로키(톰 히들스턴)다. 천둥의 신 토르와의 왕좌 다툼에서 패배한 로키(이들 형제의 싸움은 2011년 개봉한 <토르: 천둥의 신>에서 자세히 다뤄졌다)는 지구에 자신의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려 한다. 외계인 부대를 이끌고 초자연적인 힘으로 지구 곳곳을 파괴하는 로키 일행을 인간의 힘으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세계 평화에 위기를 느낀 쉴드(S.H.I.E.L.D-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기관)의 국장 닉 퓨리(새뮤얼 잭슨)는 로키에 맞서 지구를 지킬 슈퍼히어로들을 모집하고, 이 팀에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팀 어벤저스의 가장 큰 미션은 사악한 신에 맞서 지구를 지켜내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어벤져스>의 가장 큰 미션은 슈퍼히어로들의 개성을 드러내며 어떻게 이들을 한팀으로 보여줄 것인가에 있다. 이 복잡다단한 고민을 풀어내는 조스 웨던 감독의 키워드는 ‘가족’이었다. 여느 가족이 그렇듯 서로를 물어뜯지 못해 안달하다가 위기의 순간에 힘을 모으는 슈퍼히어로들의 모습을 우리는 <어벤져스>에서 목격할 수 있을 듯하다. 마블이 공개한 <어벤져스>의 공식 트레일러의 한 장면이 그 실마리가 되어준다. “나는 당신이 이성을 잃은 채 거대한 초록색의 성난 야수로 변하는 방식이 맘에 드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헐크’ 브루스 배너에게 심드렁하게 악수를 청하며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토르가 망치를 잡고, 헐크가 녹색 괴물로 변신하는 건 외계인 때문이 아니라 ‘가족’같이 징글징글한 어벤저스 팀원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토록 서로의 고고한 자존심을 건드리는 날카로운 농담과 2억2천만달러의 예산이 뒷받침된 호쾌한 액션,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 <파이어플라이> 등을 통해 장르 허물기와 캐릭터 운용의 장기를 보여준 조스 웨던의 연출력은 <어벤져스>를 목놓아 기다리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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