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감독 J. J. 에이브럼스 / 출연 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토, 칼 어번, 조 살다나, 안톤 옐친, 베네딕트 컴버배치 / 수입,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5월30일
엔터프라이즈호를 이끌고 지구로 귀환한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 하지만 정체불명의 적에게 지구가 공격당하며 긴장이 고조된다. 무차별적인 테러가 스타플릿의 내부에서 일어나자 전세계는 충격에 빠진다. 테러범의 정체가 스타플릿의 최정예 요원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임을 안 커크 선장은 엔터프라이즈호를 이끌고 테러리스트를 쫓으려 하지만 적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 무시무시한 힘과 증오 앞에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엔터프라이즈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전작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 이후 4년 만이다.
<더 비기닝>을 통해 젊음을 얻어 새롭게 태어난 <스타트렉> 시리즈가 한층 커진 스케일과 드라마로 돌아왔다.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은 J. J. 에이브럼스 감독은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더 비기닝>의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라 새로운 스페이스 오페라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걸맞게 현존 최고의 3D와 아이맥스로 촬영된 광활한 우주, 미지의 행성에서 펼쳐질 다채로운 모험을 통해 그동안 어떤 <스타트렉> 시리즈도 도달하지 못했던 스펙터클의 한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컴버 ‘비치’ 기대 지수 – 맑음
<더 비기닝>을 통해 새롭게 되살아난 만큼 <더 비기닝>의 출연진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커크 선장 역의 크리스 파인은 커크 선장 특유의 반항아 기질에 더해 리더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역대 스팍 중에서 가장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팍 역의 재커리 퀸토는 이성적인 벌칸족답지 않게 심리상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모순투성이라서 더 매력적인 스팍을 완성시킨다. 스팍과 연인관계이자 함 내 유일한 여성 통신장교 우후라 역의 조 살다나는 전작보다 훨씬 늘어난 비중으로 섹시하고 지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맘껏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캐스팅의 핵심은 어둠의 중심에 선 테러리스트 존 해리슨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한때 베니치오 델 토로가 물망에 오르기도 한 이 역할에 최근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명인 베네딕트가 합류함으로써 어둠은 한층 깊고 넓어질 전망이다.
스펙터클의 스펙 지수 – 맑음
현존하는 영화 테크놀로지 중 스펙터클을 재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기술 두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 아이맥스와 3D다.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두 가지를 모두 선택했다. “아이맥스는 스케일을 더 커 보이도록 만드는 데 탁월하고, <스타트렉>은 우주의 <아라비아의 로렌스>다. 이 엄청난 배경을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이 아이맥스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에이브럼스 감독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실외촬영은 아이맥스로 실내촬영은 아나모픽35를 사용했다는 화면은 광활함과 세밀함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줄 것이다. 반면 처음부터 3D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 컨버팅인 만큼 어느 정도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바타>는 우리에게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을 보여줬지만 3D로 찍는다고 모두 <아바타>가 나오진 않는다. 3D로 바꾸기로 결심한 이상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라는 감독의 말에 희망을 걸어볼밖에.
초심자 적응 지수 – 비
아는 만큼 보인다. 북미의 SF 팬들 일각에서는 <배틀스타 갤럭티카>를 더 높이 쳐준다고도 하지만 스페이스 오페라를 논하는 데 있어 <스타트렉>을 빼놓고 이야기할 순 없다. 1966년 T시리즈로 출발한 이래 1987년 넥스트 제너레이션, 1993년 딥스페이스나인, 1995년 보이저, 2001년 엔터프라이즈까지 여러 차례 시리즈를 히트시켰고, 1979년 <스타트렉: 모션 픽처>를 시작으로 2009년 <더 비기닝>까지 무려 11편에 달하는 영화가 나왔다. 당신이 트레키(<스타트렉> 시리즈의 열광적 추종자)라면 몰라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에이브럼스 감독은 “전혀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영화”라고 했지만 그의 허풍과 낚시질은 하루이틀이 아닌 만큼 마냥 신뢰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과유불급 지수 – 흐림
돌고 돌아 다시 J. J. 에이브럼스다. 2009년 <더 비기닝> 이후 다른 감독을 물색해봤지만 그만한 적임자가 또 없었나보다. 덕분에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시리즈를 완전히 새롭게 탄생시킨 <더 비기닝>을 떠올려보면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그가 스페이스 오페라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스타워즈> 시리즈의 감독까지 맡았다는 사실이 수많은 트레키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스페이스 슈트디자인 지수 – 맑음
전통있는 시리즈는 역시 고증이 중요하다. 의상디자이너 마이클 카플란은 오리지널부터 최신작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된 의상으로 <더 비기닝>의 분위기를 살렸다. 물론 시대에 맞게 세련된 핏 조절은 필수. 헬멧과 메탈을 엮어 만든 우주복, 스타플릿 드레스 유니폼은 물론 스팍이 화산탐험에 나설 때 입는 슈트나 우후라의 잠수복처럼 각 캐릭터의 특색에 맞는 의상도 준비되어 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긴 코트도 포인트 중 하나. 코트 자락을 날리며 우주를 돌아다니는 베네딕트라니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