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달리고 날리고 마시자
2013-07-01
글 : 이주현
마라톤, 비치발리볼, 서핑, 수영… 체력 따라 골라잡고 취향 따라 선택하는 아웃도어 축제들

달리면, 나도 하루키

울트라마라톤대회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사로마 호수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했을 당시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다리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55킬로 휴식 지점에서 75킬로 지점까지는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다. 느슨하게 돌아가는 육류 다지는 기계 속을 빠져 넘어가는 쇠고기와 같은 기분이었다.” 정식 마라톤 경기의 풀코스인 42.195㎞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울트라마라톤이라고 한다. 장거리 러너라면 누구나 한번쯤 울트라마라톤대회 출전을 꿈꾼다.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까지 이렇게 달리려는 이유는 뭘까. 다시 하루키의 말을 빌려보자. 그는 울트라마라톤을 통해 “인생의 광경이 그 색깔과 형상을 바꾸어나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울트라마라톤대회가 8월에 부산과 강화도에서 각각 열린다. 8월17일 시작하는 제9회 부산썸머비치 울트라마라톤대회는 50km와 100km로 나뉘어져 있어 참가자가 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 해운대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출발해 반환점인 진하해수욕장을 돌아 다시 수영만요트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참가신청은 7월17일까지다. 강화 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해 강화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제7회 갑비고차 울트라마라톤대회는 8월31일에 시작되며, 참가신청은 8월10일까지다.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 유경험자라면 9월26일 열리는 2013 한반도횡단 308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도 눈을 돌려보자. 강화에서 강릉까지 한반도를 횡단하는, 상당한 수준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하는 대회다. 200km 이상 완주자에겐 한반도를 종단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전남 해남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달리는 2013년 대한민국 종단 622km 울트라마라톤대회는 7월7일 열린다. 울트라마라톤은 의욕만으로 섣불리 도전할 수 없는 종목이다. 올해가 힘들면 내년을 목표로 지금부터 차근차근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

서핑으로 여름을 날다

세계여자비치발리볼대회, 제주중문비치 국제서핑대회

여름엔 바다로 떠나는 게 정석이다(계곡을 품은 산이 최고지, 하는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바다에서 노는 방법은 다양하다. 바다에서 해양스포츠대회를 즐기는 것도 그중 한 가지 방법이다. 각종 국제 해양스포츠대회들이 부산과 제주 등지에서 속속 개최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선 7월16일부터 18일까지 ‘2013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코리아 투어’가 열린다. 9개국 10개팀이 참가해 상금을 놓고 시합을 벌인다. 8월1일과 2일에는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 ‘2013 FIVB 삼성중공업배 세계여자슈퍼비치발리볼대회’가 열리고, 8월7일부터 3일 동안 울산 진하해수욕장에서는 ‘2013 FIVB 울산 진하세계여자비치발리볼대회’가 열린다. 모래사장을 박차고 하늘로 힘껏 뛰어오르는 선수들의 힘찬 파이팅을 가까이서 지켜보다보면, 그 파이팅에 감전되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도의 수영능력과 평형감각을 요구하는 서핑. 서핑은 아직도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나 즐기는 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파도와 혼연일체가 되려는 서퍼들이 국내의 서핑 메카 제주도 중문해수욕장으로 집결한다. ‘2013 제주오픈 중문비치 국제서핑대회’가 6월21일부터 23일까지 중문해수욕장에서 열린다. 국내외 수준급 서퍼들의 두눈을 홀리는 멋진 묘기가 눈앞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대회 기간 중문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서핑체험교실, 바비큐파티 등도 열린다. 서핑의 매력을 맛보고 싶다면 당장 제주행 티켓을 끊자.

내가 바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배 땅끝바다수영대회, 아레나 전국마스터즈수영대회

겨우내 갈고닦은 수영실력을 뽐낼 때다. 제4회 조오련배 땅끝바다수영대회가 전라남도 해남군 송호리 땅끝 송호해변에서 7월27∼28일 이틀간 열린다. 조오련배 땅끝바다수영대회는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던 고 조오련 선수의 고향에서, 그의 도전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 2010년부터 개최된 대회다. 500m, 3.3km, 10km 종목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나이에 따라 참가조도 나뉜다. 참가자 전원에겐 완영메달과 기념 티셔츠, 수영모를 증정하는데, 이런 기념품들이 은근히 탐날 때가 있다. 참고로 수영장에서 배운 수영과 바다에서의 수영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자. 참가신청은 7월21일까지다. 박태환을 보며 자란 수영 꿈나무부터, 뒤늦게 수영의 재미에 푹 빠진 성인까지 자신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수영대회도 열린다. 제29회 아레나 전국마스터즈수영대회가 7월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올림픽수영장에서 시작된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지만 이곳에서 미래의 박태환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접수 마감은 6월21일까지.

공짜로 맥주를? 헐값에 치킨을?

대구 치맥페스티벌

치맥. 치킨과 맥주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치킨과 맥주의 끈끈한 관계를 일컫는 단어다. 사실 치킨과 맥주의 음식궁합은 썩 좋지 않다. 기름진 음식인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었다간 올여름 다이어트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이어트 계획을 엎어버리고 싶게 만드는 축제가 올여름 당신을 유혹하려 한다. 비키니 좀 안 입으면 어떤가. 무료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는데! 헐값으로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데! 치맥을 너무도 사랑한 도시와 단체가 있었으니, 바로 대구시와 (사)한국식품발전협회. 이들이 ‘2013 대구 치맥페스티벌’을 연다. 교촌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땅땅치킨, 치킨파티, 하이트진로, 칭따오 등이 협찬사로 참여하는 가운데 7월18일부터 21일까지, 대구두류공원 보조경기장에서 치맥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가수들의 논스톱 공연과 취중진담 프러포즈 이벤트, 클럽DJ파티 등도 마련돼 있다. 주요 무대행사는 지정좌석제로 운영된다. 티켓은 축제 참여 치킨업체에서 배포하며, 치킨업체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여기서 포인트는 이 모든 행사를 치맥을 무한정 먹으며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만 20살 이상(1993년생)에게는 무료 맥주 시음쿠폰이 발행된다. 무료 시음쿠폰으로 생맥주 3잔을 마실 수 있으며, 2시간 단위로 1인 1일 3매까지 재발행된다. 치킨시식은 참여치킨업체가 자율적으로 진행하는데, 시중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치킨을 따로 판매하기도 하니 지갑 홀쭉해질 걱정 않고 닭다리를 뜯을 수 있겠다.

미래의 명연출, 명배우를 만나다

젊은 연극제

1993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열린 연극제가 있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젊은 연극제’다. ‘각양각색’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21회 젊은 연극제가 6월22일부터 7월7일까지 청운예술극장, 알과핵소극장, 아트씨어터문,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소극장, 대학로극장 등에서 열린다.

젊은 연극제는 공연 관련학과 학생들과 기성 예술인이 함께하는 전국 대학연합축제다. 올해는 52개 대학 공연 관련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오랜 시간 흘린 구슬땀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의 <노래하듯이 햄릿>, 청운대학교 방송연기학과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창작극 <안녕, 파이어맨> 등 젊은 연극인의 패기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연극들이 다수 공연된다. 연극제 기간 동안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프리패스를 구매해 젊은 연극제를 통째로 즐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이다. 좋은 배우와 좋은 연출자를 남들보다 먼저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보시길.

TV로 즐기는 스포츠 중계 빅매치

불볕더위에 야외활동은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하는 사람은 주목! 타인의 다이내믹한 활동을 대리경험하면서 더위를 타파하는 방법 중 으뜸은 스포츠 중계 시청이 아닐까. 먼저, 미리 보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2013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 6월16일부터 7월1일까지 브라질의 6개 도시에서 열린다. 브라질, 일본, 멕시코, 이탈리아(이상 A조)와 스페인, 우루과이, 타히티, 나이지리아(이상 B조) 등 8개 국가가 참여해 조별 경기를 펼친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4회 연속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의 관전 포인트. 다만 한국시각으로 새벽 4시에서 7시 사이에 경기가 진행된다는 점이 축구를 사랑하는 직장인들을 시련에 들게 한다. 6월16일, 브라질과 일본의 경기로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시작된다.

지난 6월10일(한국시각) 라파엘 나달이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했다. 이로써 나달은 동일 메이저대회 통산 8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프랑스오픈은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윔블던이 시작된다. 세계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6월24일부터 7월7일까지 열린다. 올해 윔블던은 테니스대회 사상 최대 규모로 대회 상금을 확 늘렸다. 선수들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남자단식 우승자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그리고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 등 테니스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