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그땐 욕먹었지, 이젠 노하우 전수한다”
2013-11-21
글 : 김성훈
사진 : 백종헌
옥수경 의상실장

<친구> 때 퍼스트나 세컨드였던 신상열 조명감독과 윤주환 촬영감독과 달리 옥수경 의상실장은 “12년 전에도 실장”이었다. 그가 배우들에게 입힌 의상들은 영화를 본 820여만명의 관객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옥수경 의상실장은 <친구> 이후 한번도 곽경택 감독을 만나지 않았다가 12년 만에 <친구> 시리즈에 합류했다.

첫 만남

“그때 29살이었다. <친구>가 첫 영화이자 의상실장 입봉작이었다. 어릴 때 분장 일을 했고, <친구>에 참여하기 전에는 조재현씨 스타일리스트였다. <친구>의 제작실장과 제작부장과의 친분으로 의상실장을 제안받았다. 영화 경력이 없다보니 연출부, 제작부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참고 작업할 수 있었던 건 감독님 덕분이다. 구해온 의상 모두 감독님께서 만족해하시면서 한번에 컨펌해주셨다. 아, 바꿔달라고 한 옷이 딱 한벌 있었다. 주현 선생님 잠옷 바지. 고급스러운 실크를 준비했는데 감독님께서 ‘면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것만 바꿨다.”

12년 전 추억

“대부분 시대 의상이라 권유진 의상감독님의 창고에 가서 300벌 가량 빌려왔다. 의상보다 액세서리가 더 신경 쓰였다. 장동건씨의 목에 두른 금목걸이는 천만원 상당의 보석이었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촬영이 끝날 때마다 챙겨야 했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쉴 수 없었다. 배우 의상을 깨끗하게 빨아야 해서 항상 숙소에 있는 세탁기 옆에서 살았다.”

12년 만의 만남, <친구2>

“<친구> 이후 종종 사무실에 놀러갔던 다른 스탭들과 달리 나는 정말 12년 만에 곽경택 감독님을 만났다. 감독님께서 박영진 프로듀서를 시켜 내가 아직도 영화를 하고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더라. <친구2> 제안을 받았을 때 <방황하는 칼날>을 작업하고 있었다. <친구> 때 욕을 많이 먹어서 그랬는지 이번에는 12년간의 노하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친구>를 떠올리게 한 <친구2>의 한 장면

“영화에서 유오성 선배를 보니까 장동건씨 생각이 많이 나더라. 동수가 준석한테 ‘니가 가라, 하와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찍을 때 동건씨가 하루 종일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감정 연기를 앞두고 음악을 듣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녹음해준 ‘니가 가라, 하와이’ 대사였다. 스트레스가 심했을 텐데 스탭들에게 정말 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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