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제작사도, 홍보사도, 곽경택 감독도, 아무도 <친구>의 스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윤주환 촬영감독만이 배우들의 프로필 사진, 제작진 단체사진, 신별 스틸 등을 모두 가지런히 보관하고 있었다. 사진들을 한장씩 넘겨보니 <친구>가 다시 보고 싶어졌고, 내친 김에 <친구> DVD의 코멘터리까지 마저 들었다.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12년 전 <친구>의 스틸을 내놓는다.
Scene 99 동수의 목에는 천만원 상당의 금목걸이
도루코의 습격을 받은 동수가 준석의 조직을 찾아가 복수하는 장면. 장동건은 “<친구>의 동수 촬영 분량 중 가장 먼저 찍었던 신”이라며 “원래는 찍었던 액션 분량이 많았다”고 말했다. 옥수경 의상실장은 “처음에는 동수의 금목걸이가 동건씨에게 너무 커 보였지만 동수에게 어울린다는 판단이 들어 사진대로 가기로 했다”고 금목걸이에 얽힌 추억을 말했다.
Scene 26 동수와 도루코
“상택이 새끼야, 안 올 거라매.”(동수) 동수 역을 맡은 장동건과 도루코 역을 맡은 김정태. 김정태는 곽경택 감독의 다음 작품인 <똥개>에서 진묵 역을 맡아 정우성과 맞붙었다. 장동건은 “교련복, 빨간 양말 같은 시대 의상을 철저하게 고증한 덕분에 영화를 본 관객이 향수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ene 109 “니가 가라, 하와이.”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명대사로 오랫동안 회자되어온 장면. 준석이 동수에게 하와이로 갈 것을 권유하는 영화의 후반부 장면이다. 곽경택 감독은 “이 장면 찍기 며칠 전부터 유오성, 장동건 두 배우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어마어마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찍을 때는 카메라와 조명 때문에 두 배우를 각각 따로 찍어야 했다고. 윤주환 촬영감독은 “광량이 작은 조명 여러 개와 고보, 실크, 스크림으로 빛을 잘개 쪼개야 해서 (유)오성이 형, (장)동건이 형 각각 따로 찍었다”고 말했다.
Scene 88 온몸에 문신, 기주봉
사우나를 하던 중 검찰에 체포되는 형두. 형두 역을 맡았던 기주봉은 온몸에 문신 분장을 해야 했다. 곽경택 감독은 “아주 카리스마 있고 언제든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친구2>에서 조직 회장인 형두는 부산을 접수하려는 준석을 돕는다.
Scene 27 “니 옆에 있던 딸내미, 니 거가?”
“누구 할래?”(준석) “뭐?”(상택) “딸내미. 셋 중에 하나 골라봐라.”(준석) “… 니 옆에 있던 딸아, 니 거가.”(상택) “진숙이? 아니.”(준석) 영도다리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준석 역의 유오성과 상택 역의 서태화(사진 왼쪽부터). 곽경택 감독은 “촬영 당시 영도다리에 높은 빌딩이 건설되고 있었는데, 후반작업에서 저걸 지울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버려뒀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Scene 26 “상택아, 딸내미들 보러 왔나.”
준석이 상택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는 장면. 사진 중간이 진숙 역을 맡은 김보경. <친구> DVD 코멘터리에서 장동건은 “당시 유오성이 고등학생 연기를 하기 위해 볼에 주사를 맞았다. 그래서 며칠 동안 통증으로 고생했다”며 “주사를 맞고 며칠이 지난 뒤 김광규씨로부터 뺨 맞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때 굉장히 아파했다”고 털어놓았다. 윤주환 촬영감독은 “<친구2>에서 성훈(김우빈)이 동수와 혜지(장영남) 사이에서 어떻게 출생했는지 궁금해하는 관객이 있을 것 같다. 동수와 혜지는 준석의 집에서 관계를 가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주환 촬영감독과 신상열 조명감독의 앳된 시절
앵글을 잡고 있는 <친구> 촬영부. 사진 제일 오른쪽이 윤주환 촬영감독이다. 그의 옆에 모자를 쓴 사람이 신경만 조명감독이다. 그리고 중간에 펜을 들고 있는 사람이 촬영부 서드였던 김양수 촬영감독. 카메라 옆에 다소곳이 서 있는 사람이 당시 퍼스트였던 기세훈 촬영감독이다. 그리고 카메라 뒤에 걸린, 빡빡머리 헤어스타일의 남자가 당시 조명부 퍼스트였던 <친구2> 신상열 조명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