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봤니, 이 영화] <관상>의 여섯 배우 관상을 읽다(7)
2014-04-23
글 : 이화정
진형 역의 이종석

"꽃미남보다 상남자, 투덜거리는 법이 없다."

<관상>의 이종석

진형은 어떤 인물? 내경의 아들. 관상가인 아버지를 거스르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진취적인 인물.

송강호의 아들이라고! 도대체 누굴 닮은 거냐? 이종석의 캐스팅에 대해선 이토록 말이 많았다. 훤칠한 키에 꽃미남 아들이 가당키나 하냐는 거다. 엄마 닮은 거다, 라고 우기기로 하자. (웃음)

사실 내경의 아들 역의 진형을 어떻게 규정짓느냐에 대한 고민이 컸다. 동정심으로 접근해야 할지, 당당한 의식을 가진 인물로 묘사해야 할지 말이다. 난 내경-팽헌-진형을 한 인물이라고 본다. 아들 진형은 아버지가 가지 못한 길을 가는 신념있는 젊은이로 설정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이전까지 이종석이란 배우를 잘 몰랐다. 나에게 이미지가 전무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데 <코리아>의 북한 선수 ‘최경섭’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진형의 이미지가 겹쳐졌다. 키가 크고 슬퍼 보이는 느낌. 그런 그가 몸이 성치 않은 데다(진형은 다리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당시 사회의 희생양이 되는 상황이 주는 효과가 클 것 같았다.

이종석이 요즘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내가 경험한 실제의 그는 꽃미남보다는 굉장히 남자다워서 멋있는 스타일이다. 영화 촬영이 드라마 <학교 2013>과 겹쳐서 밤새 한숨도 못 자고 와서 촬영하는데도 불평 한마디 없었다. 한번은 촬영 일정 때문에 CF 촬영을 미루기도 했는데, “제가 혼 좀 나면 되죠” 하고 그냥 씩 웃어 보이더라. 힘든 일인데도 내색을 안 하는 진짜 남자다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이종석은 나뿐만 아니라 스탭들이 모두 감동한 성실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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