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포켓 몬스터>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중국산 애니메이션 <로코왕국의 전설: 엘프킹을 찾아서>
2014-06-25
글 : 임정범 (객원기자)

로코왕국의 드래곤 마스터들은 항상 펫과 함께한다. 평소에는 귀엽고 순한 펫이지만, 각자가 개성 있는 능력을 숨기고 있어 전투를 벌이면 환상의 콤비로 활약한다. 그런데 주인공 드래곤 스타의 펫 아벨에게 문제가 생겼다. 이유 없이 몸이 점점 투명해지는 탓에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드래곤 스타와 친구들은 로코왕국의 전설이자 모든 펫의 아버지인 엘프킹을 찾아 나서고, 마찬가지로 엘프킹을 노리는 돌머리 흑사단과 맞부딪치게 된다.

온라인 게임을 바탕으로 한 제작 배경과 액션 어드벤처라는 장르까지. <로코왕국의 전설: 엘프킹을 찾아서>는 <포켓 몬스터>의 유전자를 성실히 물려받은 중국산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작화와 유머러스한 대사를 제한다면 남는 것은 오직 <포켓 몬스터>의 추억이다. 펫에게 명령을 내려 전투를 벌이는 주요 설정부터 포켓볼로 상대 몬스터를 잡는 방식까지. ‘간소한 작화의 <포켓 몬스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아벨’ , ‘럭키덕’ , ‘워터블루’같은 주요 펫의 캐릭터는 ‘루기아’, ‘스이쿤’, ‘세레비’ 같은 기존의 포켓몬을 연상케 하고 그들에게 부여된 능력조차 ‘전기’, ‘물’, ‘대지’로 포켓몬이 10년 동안 보여준 능력에서 별다른 발전이 없다. 적으로 등장하는 돌머리 흑사단조차 색다른 저항 없이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볼링핀처럼 허술하게 무너지고 만다. 이런 손쉬운 이야기 전개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배려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얕잡아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포켓 몬스터>에서 제대로 진화하지 못한 탓이다. ‘포켓몬과 디지몬은 잊어라’라는 카피는 잊어버리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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