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같은 사람들을 찾게 해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말미에서, 배트맨은 원더우먼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직은 거대한 물음표로 남아 있는 DC의 다른 슈퍼히어로와 빌런들은 워너브러더스가 오는 2020년까지 제작할 9편의 영화에서 차츰 그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올해 8월 국내 개봉예정인 <수어사이드 스쿼드>부터 <그린랜턴 군단>까지, 앞으로 극장가에서 만나보게 될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영화들을 소개한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 출연 마고 로비, 윌 스미스, 자레드 레토 / 개봉 2016년 8월5일
킬러, 갱스터, 미치광이, 식인종이 한팀이 되어 싸운다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DC의 안티히어로들을 한자리에 모은 영화다. 수완 좋은 정부 관료 아만다 월러(바이올라 데이비스)가 악당들의 몸속에 폭탄을 심은 뒤 위험한 미션에 투입시킨다는 설정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가장 궁금한 건 슈퍼히어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악당인 조커(자레드 레토)와 지금껏 한번도 영화화된 적이 없는 조커의 그녀, 할리퀸(마고 로비)의 면모다. 윌 스미스가 연기하는 명사수 킬러 데드샷과 불을 다룰 수 있는 엘 디아블로, 부메랑으로 사람을 죽이는 킬러 부메랑과 파충류를 닮은 외모의 킬러 크록이 어떤 합을 선보일지도 관전 포인트.
<원더우먼>
감독 패티 젠킨스 / 출연 갤 가돗, 크리스 파인 북미 / 개봉 2017년 6월23일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DC 유니버스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슈퍼히어로로 손꼽히는 원더우먼을 처음으로 소개한 영화였다. 진실의 밧줄, 어떤 공격이든 막아낼 수 있는 방패와 팔찌 등 원더우먼의 트레이드마크로 불리는 무기도 엿볼 수 있었다. 비중은 크지 않았으나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녀의 사연은 2017년 개봉 대기 중인 <원더우먼>에서 더 자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20세기 초로, 원더우먼의 기원과 능력, 임무에 대한 에피소드가 펼쳐질 거라고 <원더우먼>의 제작진은 말했다. “시니컬한 현실주의자 파일럿”으로 분한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와의 로맨스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몬스터>(2003)를 통해 샤를리즈 테론의 이미지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패티 젠킨스가 연출을 맡았다.
<저스티스 리그 파트1, 2>
감독 잭 스나이더 / 출연 헨리 카빌, 갤 가돗, 벤 애플렉, 에즈라 밀러, 레이 피셔, 제이슨 모모아 / 북미 개봉 2017년 11월17일(파트1), 2019년 6월14일(파트2)
<맨 오브 스틸>과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 사이에 3년의 공백이 있었던 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팀이 슈퍼히어로 각각의 이야기를 교차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잭 스나이더는 말한 적이 있다.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공개될 <저스티스 리그 파트1, 2>는 그 노력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배트맨과 슈퍼맨, 원더우먼은 물론이고 플래시, 사이보그, 아쿠아맨 등 ‘저스티스 리그’의 주요 멤버들이 더 거대한 위협 앞에서 힘을 모으게 될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각 슈퍼히어로들의 세계관이 어떤 방식으로 맞물리고 충돌하며 조화를 이루어낼 것인지다. 리그의 결성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줄 강력한 악당이 누가될지도 궁금한 점이다.
<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 / 출연 앰버 허드, 제이슨 모모아 / 북미 개봉 2018년 7월27일
“여기 오직 한명의 진실된 왕이 있다.” 2015년 2월, 잭 스나이더가 트위터에 올린 한마디가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아쿠아맨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등대지기와 바닷속 왕국 아틀란티스의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아쿠아맨은 물속에서 생활할 수 있으며 바닷속 존재들과 소통할 수 있다. 아쿠아맨/아서 커리 역의 제이슨 모모아(미드 <왕좌의 게임>의 칼 드로고!)에 따르면, 아쿠아맨은 가공할 만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지 못해 고뇌에 빠진다고 한다. <쏘우>(2004)와 <인시디어스>(2010), <컨저링>(2013) 등의 제임스 완이 연출을 맡는다.
<플래시>
감독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 출연 에즈라 밀러 / 북미 개봉 2018년 3월16일
‘플래시’는 DC 유니버스에서 가장 빠른 슈퍼히어로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생각하고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플래시는, 너무 빠른 나머지 물리학의 법칙을 거슬러 벽 사이를 통과하고 물 위를 걸으며 시간이동을 하기도 한다. <케빈에 대하여>와 <월플라워>로 주목받은 미국 인디영화계의 달링, 에즈라 밀러는 플래시의 “결함과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플래시는 DC의 초인적이고 진중한 캐릭터 가운데서도 더욱 현실적인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샤잠!>
감독 미정 / 출연 드웨인 존슨 / 북미 개봉 2019년 4월5일
솔로몬(S)의 지혜, 헤라클레스(H)의 힘, 아틀라스(A)의 스태미나, 제우스(Z)의 권능, 아킬레스(A)의 용기, 머큐리(M)의 스피드를 이어받았다는 뜻에서 ‘샤잠’(SHAZAM)이라 불리는 이 슈퍼히어로는 고대의 마법사로부터 이 어마어마한 능력을 물려받았다고 전해진다. 원작 코믹스에서는 10대 소년 빌리 뱃슨이 주인공으로, 그는 ‘샤잠!’이라고 외칠 때마다 슈퍼히어로로 변신할 수 있었다. <샤잠!>의 제작을 맡은 토비 에머리히는 샤잠이 저스티스 리그에 속하지 않는 인물이기에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다른 범주의 영화들과 다른 정서의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웨인 존슨이 안티히어로 블랙 아담을 연기한다.
<사이보그>
감독 미정 / 출연 레이 피셔 / 북미 개봉 2020년 4월3일
한때 운동선수였던 빅터 스톤(레이 피셔)은 끔찍한 사고로 신체의 절반 이상이 훼손된다. 하지만유능한 과학자였던 빅터의 아버지는 아들의 남아 있는 신체를 기계와 결합해 ‘사이보그’로 만든다. 슈퍼히어로로서 사이보그의 능력은 모든 기계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점. 주연을 맡은 신인배우 레이 피셔(<저스티스 리그 파트1>이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 될 예정이다)에 따르면 사이보그의 가장 중요한 갈등은 인간의 자아와 기계의 기능을 함께 가졌다는 점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린랜턴 군단>
감독 미정 / 출연 미정 / 북미 개봉 2020년 6월19일
“슈퍼슈트를 녹색으로 만들지 마!” 평단과 대중의 혹평을 받은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2011)의씁쓸한 기억을 안고 마블로 건너간 라이언 레이놀즈는, 언젠가 이 말을 후회하게 될까. 2020년 개봉예정인 <그린랜턴 군단>은 DC가 두 번째로 영화화를 시도하는 ‘그린랜턴’ 영화다. 연출, 캐스팅 소식을 비롯해 영화의 주요 내용 또한 알려진 바가 없지만 <그린랜턴 군단>이라는 영화의 제목으로 짐작건대 이번 작품에서는 우주의 각 섹터에서 수호자 ‘그린랜턴’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중심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