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이에요.” “섬세하지.” “디테일에 강해!”그녀를 설명해달라고 하자 쏟아지는 말들이다. “아무래도 연출 지향형 PD가 맞나보다”며 머쓱하게 웃어 보인 제정주 PD는 작가로서의 감독을 누구보다 존중한다. 홍상수, 이창동, 임상수 감독의 제작부에서 한번씩 일한 경험이 있는 그녀는 그들의 “작가주의적 영화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문학적 기질이 다분한 제정주 PD는 부산에서 영화의 꿈을 키우던 소녀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그녀는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이 “산소가 부족할 정도로” 영화에 환호하고 열광하는 분위기에 고취됐다. “영화의 A부터 Z까지 모든 걸 총괄하고 싶어 제작자가 되려고 결심”하고, 서울로 상경한 그녀는 <마들렌> 제작부로 현장 일을 시작해 <몽정기2> 제작팀장을, <오래된 정원>과 <밀양>의 제작실장을 맡았다.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그녀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예종 영상원 기획 전공에 지원했다. “학교에서 이창동 감독님을 만났는데, 현장에서 잘하고 있는데 대학원에 왜 왔냐고 하시더라.(웃음)” 그곳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으로 그녀는 동료, 연출자들, 스탭들을 꼽는다. 영화만큼이나 사람의 중요성을 아는 제정주 PD는 연출자의 마음을 잘 이해해 그가 하고 싶은 걸 최대한 서포트하고, 그의 영화가 지닌 강점을 최대한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연출자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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