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밝아 아토의 대표를 맡게 된 이진희 PD는 증권사 출신이다. 전산을 전공했던 그녀는 증권사를 다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뒀다. 쉬면서 그녀는 학창 시절 좋아하던 영화를 떠올렸다. 중학생 때부터 <키노> 창간호를 사고, 라디오 프로그램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듣고, 정성일 영화평론가를 추종하는 친구 무리와 어울리던 그녀는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려고 영화 일을 한번 시작해봤다. “막상 좋아하는 걸 시작하니 발을 빼기 어렵더라. (웃음)” 그녀는 그래서 지금까지 아토의 대표로서 영화를 하고 있다. 숫자와 친한 그녀는 <오로라공주> 제작회계로 일을 시작해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의 제작실장으로 일했으며, 한예종 영상원 전문사에 기획 전공으로 입학했다. “자기 계발의 시간”을 갖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일복 많은 그녀는 교수로 강의를 하러온 영화사 봄 오정완 대표를 만나 스카우트됐고 학교와 일을 병행했다. <카운트다운>의 제작부장부터 <남과 여> 제작관리까지 영화사 봄에서 3년간 오 대표를 서포트하면서 그녀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제작 전 과정을 배울 수 있었다. 증권사 근무 경험으로 회계, 세무에 능한 데다 제작사 실무 경험까지. 그런 이진희 PD가 아토의 대표를 맡는 것은 기실 자연스러운 결과다.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그녀는 아토의 든든한 살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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