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도서] 애정 담긴 용서
2016-08-16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하나의 대상을 고찰하는 일곱권의 책

8월 <씨네21> 북엔즈에 꽂힌 7권의 책은,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동반하는 작품들이다. 역사소설 <아우구스투스>는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 관찰을 통해 고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라는 인물을 재구성한다. 일러스트북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는 연인과 함께하는 소중한 일상의 시간을 100장의 그림을 통해 세심하게 묘사한다. 코믹스 전문 서적 <아이언맨 매뉴얼>은 21세기 슈퍼히어로의 끝판왕 아이언맨의 A to Z를 담고 있고, 픽션과 에세이의 경계에 서 있는 <만약은 없다>는 치열한 의료현장 속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에 대해 숙고한다. 교양서적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는 한국과 남다른 외교를 구축한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제공한다.

미국 출신의 존 윌리엄스는 출간한 지 50년 된 소설 <스토너>로 지난 한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주목받은 소설가다. 지극히 평범한 남자 이야기에 담긴 공감의 메시지는 50년의 시차를 건너 21세기 독자들에게 와닿았다. 1922년생인 작가는 제국주의 시절 미 공군 소속으로 중국, 미얀마, 인도에서 복무하고 영국 르네상스 시선집을 편집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아우구스투스>는 관록 있는 작가로 성장한 존 윌리엄스가 1972년에 발표한 네 번째 소설로 제정 로마의 기반을 닦은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기록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20대 중반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퍼엉은 따뜻한 스토리텔링과 그림체로 사랑받는 작가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과 순간을 그려 인터넷에 연재하기 시작했고 네티즌의 큰 사랑을 받은 이 작품들은 한권의 책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로 재탄생했다. 그림으로 묘사된 연인과 함께하는 100가지 행복한 순간들은 독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의 비범한 힘을 전한다.

마블 캐릭터 중 남다른 부와 매력을 가진 아이언맨은 숱한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다. <아이언맨 매뉴얼>은 미국 코믹스 전문 저널리스트와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한국의 전문 번역가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풍부한 부록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꼼꼼한 서술로 아이언맨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은 페이스북에 남긴 의료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한 에세이나 의료현실을 꼬집는 날카로운 글로 알려진 ‘글 쓰는 의사’다. <만약은 없다>는 의사 남궁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38편을 묶은 책이다. 응급실에서 마주한 죽음과 삶의 기록들은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소설과 수필의 경계를 넘나드는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현대 한국의 외교를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국가를 꼽으라면 단연 미국, 일본, 중국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는 현대 미국, 일본, 중국의 역사부터 사회상까지를 아우르는 종합 교양서적이다. 각 지역을 오래 연구해왔고 직접 유학 생활까지 경험한 학자들이 방대한 정보를 쉽게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