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
2016-11-28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11월21일 한국 독립영화인 821명은 ‘박근혜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날 독립영화인 30여명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와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밀실 행정을 강력 규탄했다. 시국선언 사회를 맡은 <거미의 땅>(2012)의 박경태 감독은 “그간 독립영화인들은 박근혜 정권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검열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공유해왔다. 무능하고 파렴치한 이 정권을 빨리 심판하자”고 운을 뗐다. 독립영화인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취임사 일부를 인용하며, “취임사에는 문화라는 말이 27번, 문화융성이 12번 언급됐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과제로 꼽았으나 3년이 지난 지금, 문화융성은 전 국민에게 희화화되고 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시절, 김 장관의 대학 4년 후배인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이 임명됐고, 차은택은 문화융성위원회를 장악해 각종 이권을 챙겼다. 이 정권의 부역자 중 한명인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은 하루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다큐멘터리 <가현이들>을 만든 윤가현 감독은 “신진감독으로서 독립영화 제작지원을 받기 위해 영화의 내용을 스스로 검열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정치적 독립이 가장 큰 독립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사무국장, 허욱 용인대 영화과 교수, 경순 감독 등도 발언에 참여했다. 이후 이길보라, 백재호 감독 등의 시국선언 낭독이 시작됐다. 독립영화인 821명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박근혜는 대통령직에서 즉각 물러나라!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즉각 물러나라! 독립영화 정책을 파탄내고 있는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 등 최순실, 차은택의 문화 부역자들은 당장 물러나라! 밀실 행정으로 일관한 영진위의 정책집행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검열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독립영화 진흥대책을 수립하라!

1. 다큐멘터리 <레드 마리아> 등을 연출한 경순 감독은 이번 시국선언을 제안한 감독 중 한명이다. “독립영화감독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만든 의미 있는 결과다. 그만큼 절실했다. 영진위가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독립영화 제작을 상업성의 이유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 영진위는 영화발전기금을 필요한 곳에 잘 분배해야 한다. 기업들이 이미 투자하고 있는 상업영화에까지 발전기금을 쓰고 있는 이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영진위를 해체하고 독립영화진흥위원회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2. 자유발언에 나선 안소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사무국장 역시 현 정권과 문체부, 영진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지역 최초의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인 대구 오오극장이 ‘극장판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두곳 모두 <다이빙벨>을 상영했고 영진위 지원에서 배제됐다. 영진위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영화를 상영하지 못하도록 검열하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음이 확실하다. 인디스페이스는 절대 정권의 입맛에 놀아나지 않고 표현의 자유와 다양한 목소리의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으로 굳건히 버티겠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