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폭스식 계약과 한국식 수익 배분 중 고르게 할 것
2017-01-11
글 : 김성훈| 사진 : 오계옥|
[스페셜] 폭스식 계약과 한국식 수익 배분 중 고르게 할 것

김호성 대표를 만난 지난 1월2일은 그가 이십세기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코리아(이하 폭스)에 정식 합류한 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정식 발령은 2016년 1월1일). 외국계 광고대행사 맥켄에릭슨에서 코카콜라, 나이키, 리바이스 광고를 맡았다가 2006년 리얼라이즈픽쳐스에 합류해 원동연 대표와 함께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플레이>(2011),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여러 영화를 제작하고, <신과 함께> <대립군>을 진행했던 그다. 폭스는 지난해 나홍진 감독의 <곡성>으로 국내외 시장, 칸을 포함한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을 받았고, 현재 정윤철 감독의 신작 <대립군>(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을 진행하고 있다. 오랫동안 제작사를 운영하다가 직배사로 활동 영역을 옮긴 그가 폭스 생활 1년 동안 그린 그림은 무엇일까.



-폭스 합류 1년째다. 오랫동안 제작사를 운영하다가 폭스의 제안을 받고 폭스로 옮긴 이유가 뭔가.



=나이가 들면서 한국 영화산업으로부터 받은 기회를 되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폭스의 제안을 받았다. 2015년 여름이었다. 리얼라이즈픽쳐스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았던 까닭에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폭스나 워너 같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한국을 파트너십을 공유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그들과 함께 일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폭스에 합류하자마자 폭스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을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외국계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미국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이미 체득이 된 것 같다. 폭스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과 미국의 영화산업 시스템이 다르지 않나. 폭스 업무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뭔가.



=한국은 투자자와 제작자(프로듀서)가 극장 수익을 6:4로 배분하지 않나. 제작자가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출을 낮춰야 한다. 감독료도, 스탭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되는 것도 그래서다. 반면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권리(카피라이트)를 산다. 그게 바이아웃(buy-out)이다. 스튜디오는 권리를 사는 대신 제작자나 프로듀서에게 개런티를 많이 지급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수익 배분을 놓고 다툴 필요가 없다. 제작비가 올라가면 그만큼 손익분기점도 상승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제작자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그런 고민은 투자사의 몫이다. 제작자나 프로듀서는 좋은 대우를 받고 좋은 작품을 만들면 된다. 대신 약속한 회차와 예산은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게 스튜디오 시스템이고, 우리는 그걸 이해해야 한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은 한국의 수익 배분 방식을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씨네21> 1074호 씨네인터뷰 “기존의 시장 질서에 건강한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에서).



=우리는 한국 제작자들에게 선택지를 줄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폭스식 계약과 한국식 6:4 수익 배분 중에서 당신이 가진 환경에서 필요한 방식을 고르게 할 것이다. 개발 계약과 투자 계약이 분리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폭스를 포함한 메이저 스튜디오는 두 계약이 합쳐진 방식으로 계약한다. 개발 계약을 맺는다는 건 투자까지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계약 방식 또한 한국의 파트너들이 한국식과 미국식 중에서 원하는 방식을 따를 것이다. 미국식이 좋다면 폭스는 항상 문이 열려 있다. 다만,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코리아는 폭스 인터내셔널 조직의 한 유닛이다. 나는 본사의 투자·제작 조직에서 나온 사람이다. 스튜디오가 로컬(한국) 시장의 관행을 따를 수 있는 동시에 한국의 창작자 또한 폭스의 방식을 따를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이 부분은 미국 본사와 계속 논의하면서 폭스의 새로운 표준계약서를 만들 계획이다.



-직배사로서 라인업을 확보하는 게 관건일 것 같다. 폭스의 외화 라인업이 탄탄한 상황에서 “한국영화를 연 4, 5편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대립군> 말고 또 어떤 작품이 있나.



=지금까지 이름이 알려진 감독과 함께 작업해왔지만 현재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 감독들은 대부분 신인들이다. 장르 역시 다양하다. 현재 보고 있는 작품은 8편 정도지만 이중에서 몇편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조만간 정리되는 대로 밝힐 생각이다.



2017년 타사 기대작



장준환 감독의 신작 <1987>(제작 우정필름·출연 김윤석, 하정우, 강동원·배급 CJ엔터테인먼트).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애정을 가지고 기획부터 캐스팅까지 직접 관여를 하면서 진행했던 작품으로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