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심장, 위> Still Life
모드 알피 / 프랑스 / 2016년 / 82분 / 프론트라인
도살자 청년은 매일 밤 쏟아져 들어오는 동물들을 도축한다. 도살장은 동물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하고, 청년은 죽음의 감촉이 자신의 손을 떠나지 않는 것에 괴로워한다. 청년은 잠시나마 죽음이 반복되는 도살장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온다. 악기를 연주하며 귀를 씻어내고 눈을 가린채 잠들어보지만, 그는 다시 위악적인 기계음이 장악한 도살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드 알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목, 심장, 위>의 저력은, 난무하는 동물들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도살장은 잔혹한 인간들의 세계가 투영된 작은 곳이지만, 동물들의 죽음은 인간들의 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소모되지 않는다. 감정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도살자들의 표정과 동물들의 울부짖음이 서로의 경계를 무너뜨릴 때, 비좁은 공간인 도살장의 풍경은 우리의 삶 지척까지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