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베이비> 감독 톰 맥그라스 / 제작연도 2017년 / 상영시간 97분 / 개봉 5월 3일
드림웍스
지금이야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시장의 최강자로 우뚝 섰지만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슈렉>과 <쿵푸팬더>를 연거푸 성공시킨 드림웍스의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슈렉> <마다가스카>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등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앞세워 웃음을 끌어내는 게 특기다. 캐릭터를 강조하는 작법이라든지,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화려한 연출법은 <트롤>(2016), <보스 베이비>로 이어지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보스 베이비>의 연출은 <마다가스카> 세편의 시리즈를 연출한 톰 맥그라스가 맡았다. 동물들의 좌충우돌 모험기가 <보스 베이비>에선 제어 불가 아이들의 난장 축제로 바뀐 느낌이다.
발상의 전환
<보스 베이비>는 말라 프레이지의 동화 <우리집 꼬마 대장님>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우리집 꼬마 대장님>은 아기 앞에서 쩔쩔 매는 초보 부모의 육아동화인데, 서류가방을 들고 검정색 슈트를 입은 ‘보스 베이비’의 모습은 동화에 그려진 대로다. 톰 맥그라스 감독은 여기서 육아가 아닌 형제 이야기로 방향을 튼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7살 팀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동생 때문에 사랑의 박탈감을 느끼고 경쟁심을 느끼는 동심에 대한 묘사가 영화의 초반 서사를 채운다. 보스 베이비의 정체와 임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발상의 전환과 영화적 상상력도 극대화된다. 단지 아기에게 넥타이에 슈트를 입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승진에 목매는 회사의 임원 역할을 부여한다거나, 베이비 주식회사와 퍼피 주식회사의 경쟁구도를 통해 아기와 반려견이 경쟁하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대목이 참신하다(동시에 섬뜩하다).
목소리 출연
젖꼭지를 물고 있던 보스 베이비가 본색을 드러내고 말을 하는 순간, 중년의 피곤이 묻어나는 웬 아저씨 목소리가 들려온다. 알렉 볼드윈의 목소리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2>(2008), <가디언즈>(2012)에서 목소리 연기를 한 적 있는 알렉 볼드윈은 <보스 베이비>에서도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영화 전체를 가이드해주는 성인이 된 팀의 내레이션은 토비 맥과이어가 맡았으며, 퍼피 주식회사의 CEO 프랜시스의 목소리는 스티브 부세미가 연기했다. 여기에 한스 짐머의 음악도 백미다. 팀의 부모가 자장가로 불러주는 노래는 비틀스의 <Blackbird>인데, 탁월한 선곡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