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다. 새 장관과 기관장 인선을 앞둔 충무로는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다. 하마평에 오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언급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새 정권에 거는 영화인들의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예측불허의 파격인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박근혜 정권이 자행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그리고 상처가 워낙 컸던 까닭이다. 한 제작자는 “하마평에 오른 후보자들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지만, 최근의 청와대 인사를 보니 누가 될지 더더욱 모르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5월 19일 영화계 각 단체들은 문체부에 의견서를 냈다. 지난 정권의 영화산업 정책과 각종 지원사업을 평가하고, 영화계의 산적한 현안을 확인하며, 새 정부에 바라는 목소리를 듣기 위한 문체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는 스크린 독과점, CJ, 롯데 같은 대기업의 투자·상영 분리를 포함해 불공정한 거래 환경, 영진위와 모태펀드 개혁 등을 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는 영화계 적폐 청산, 영화진흥 정책의 공공성 회복 및 강화, 독립·예술영화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 등 여덟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자세한 내용은 61쪽 참조).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하 PGK)은 블랙리스트 적폐 청산(블랙리스트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책 마련, 모태펀드 관련 의혹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책 마련), 영진위의 위상과 역할 재정립, 소외받는 영화제작 활성화 방안, 온라인 통합전산망 구축, 대기업의 영화제작 겸업금지책 마련 등 여섯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나 창작인의 권익 같은, 현안으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제대로 짚고 논의해야 할 문제도 문체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영화계의 목소리와 새 정부의 정책 과제를 반영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19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추가 지침’을 각 행정부처에 통보했다. 내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새 정부 정책과제를 최대한 반영하고, 특히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사업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기 위해 예산을 요구할 때 일자리 수 등 고용효과를 명시할 예정이며, 새 정부 정책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예산 요구 단계부터 지출 절감 등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추진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의 이영아 과장은 “기재부의 추가 지침을 반영한 내년 예산안을 작성하고 있다. 여러 이유 때문에 추가 지침이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하는 사업이라도 새 정부의 정책과제를 최대한 반영해 집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모태펀드를 둘러싼 잡음과 기대
영화계의 여러 현안 중에서도 한국벤처투자(대표 조강래)가 운용하는 모태펀드는 지난 정권에서 많은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냈다. 박근혜 정권은 한국벤처투자의 임원을 교체하거나 없던 직위를 신설해 문화계의 헤게모니를 바꾸려고 했다. 모태펀드에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한국벤처투자는 민간 투자자의 자금이 함께 출자돼 개인정보와 시장에서의 영업 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들과 국회 그리고 언론이 모태펀드가 어디에 얼마나 투입되고,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큰 것도 그래서다. 영화계는 “모태펀드의 계정 관리 주체를 한국벤처투자에서 각 행정부처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화계 안팎에선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모태펀드 계정 관리 주체가 한국벤처투자로 자리 잡게 된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2005년부터 모태펀드가 조성됐는데 당시 각 행정부처가 계정을 관리했다. 하지만 막상 운용을 시작하자 계정 관리가 중구난방이었고 투자 원칙도 체계적이지 못했다. 또한 계정이 하나둘씩 늘어나자 제반비용이나 민간 투자사 모집에 필요한 인력의 중복 수요 등이 문제로 제기돼 계정 주체를 한국벤처투자로 일원화했다. 정책은 행정부처에서 수립하되 자금 관리는 (펀드) 전문가가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내려진 결정이었다.
모태펀드 계정 관리 주체를 한국벤처투자에서 각 행정부처로 이전하기 어려운 이유도 “전문가가 자금 관리를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한 문체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올해 모태펀드 자금 운용 계획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당장 계정 관리 주체를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모태펀드 블랙리스트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펀드를 공정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지금 밝혀진 모태펀드의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을 통한 블랙리스트 검열에 악용됐다는 사실”이라며 “어떤 사건이 발발했다고 해서 해경이나 한국벤처투자 등의 해당 기관을 없애거나 원점으로 되돌리는 건 박근혜 정권식 사고방식”이니 “중요한 건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목표를 재점검한 뒤 취지에 걸맞게 그 한계를 개선해 나가는 의지와 실행력”이라고 말했다.
어쨌거나 모태펀드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모태펀드를 비롯해 정부의 창업지원 펀드, 엔젤매칭 펀드 등의 지원 자금 확대를 약속했다. 모태펀드에 청년계정을 신설하고, 벤처 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신설할 계획도 밝혔다. 당선 직후 첫 번째 업무로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하고, 관련 부처로 한국벤처투자를 적시한 것도 그래서다. 정부의 출자 규모나 범위가 커지면 중소·벤처 기업은 이전보다 투자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시장에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으며 고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한국벤처투자는 5월 계획했던 2차 정시출자사업을 약 한달 연기했다. 항간에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고 출자사업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구형철 한국벤처투자 기획관리팀장은 “출자사업 계획은 다 정해진 상태고, 일정만 약간 미뤄지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조강래 대표의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영진위는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
“무주공산, 유례없는 행정 공백 상태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가 현재 영진위 내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5월8일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이 주무부처인 문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도 사표는 수리되지 않고 있다. 사표 수리가 미뤄지고 있는 데는 영진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영화인들의 위원장 검찰 고발 건이 진행 중이라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과 문체부 장관 임명 이후 산하기관장 선임이 진행되다보니 누구 하나 책임지고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확인 결과, 김세훈 위원장은 여전히 영진위 결재 보고에 최종 사인을 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영진위 개혁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적폐 청산’과 영화진흥정책의 공공성 회복 및 강화를 꼽았다. 한독협이 문체부에 전달한 문화정책 제안서를 보면, ‘부패한 (9인) 위원회가 차기 기관장을 추천할 수 있는 역설적 상황’을 문제시하며 ‘위원회가 독점하고 있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질적으로 ‘독임제’에 가까운 현재의 위원장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위원회의 제대로 된 역할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위원회 구성은 직능단체별 이해를 대변하는 차원이 아니라 예컨대 다양성분야 전문가 1인, 공정경쟁환경 1인, 독립예술영화인정전문가 1인 등으로 구성해 각 소위원회 위원장직을 겸하게 해 정책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활동을 해온 원승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장도 “문체부가 위원장을 임명하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이전에 진행된 민간 합의제로 위원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진위 운용의 투명성 확보 역시 관건이다. 원 사무국장은 “정책과 사업을 준비할 때마다 영화인들의 의견을 듣는 열린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지원사업의 심사 기준, 심사위원 명단 등을 명명백백히 밝힌다면 심사위원들도 보다 책임감을 갖고 심사에 임할 것”이라며 “(영진위 운영에 관한) 문체부의 방향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독협의 독립영화 제작지원 정책 제안 가운데는 ‘산업과 기초문화예술(영화계의 입장에서는 독립영화, 예술영화)을 분리하되, 산업은 경쟁원리의 도입에 따른 융합으로, 기초문화예술은 안정적 재원의 확보와 제도, 비제도화된 시장을 넘나드는 체계로 이원화’하자는 내용이 있다. 저예산 상업영화에 대한 지원은 산업분야로 이관해 저리의 융자 등으로 지원 방식을 변경하되 대신 영진위는 시장의 균형 발전과 다양성 증진을 위해 독립·예술영화를 중심으로 지원 제도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영재 한독협 대표는 “영진위는 상업영화 정책은 모태펀드와 부가판권 등을 손질해 강화시키고, 독립영화는 정책 점검과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한다. 영진위 전체 사업비의 20%이상을 독립영화 창작지원에 편성할 것을 제안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한발 더 나간 입장도 나왔다. 독립영화 제작 배급사 시네마달의 김일권 대표는 “영진위가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독립·예술영화를 들러리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영진위는 상업영화 중심으로 공정한 산업 경쟁의 틀이 돼주고 (가칭)독립예술영화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예산 운영을 해나갈 필요”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영진위가 위탁 사업자 선정 단계에서부터 배제의 논리를 적용하다 결국 직영 전환하고 완벽하게 정리해버린 미디액트 등의 미디어 교육활동과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사업이 원상 복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영진위는 신임 위원장이 내정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영진위 개혁안을 제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 와중에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영진위 한 관계자는 “영진위가 적폐 청산에서 은근슬쩍 발을 빼거나, 희생자 코스프레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하고 작동시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영진위 등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져온 산하기관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의 나쁜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같은 사례는 충분히 반복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영진위의 추후 행보는 늦어도 6월 중순 이전 문체부로 통보될 감사원의 영진위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와 촬영소 이전 문제 해결을 비롯해, 이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와 촬영소 이전 문제 해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공약은 아니지만, 새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할 중요한 일이 또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정상화’와 ‘부산종합촬영소 조속 건립 등 영화산업의 기반과 조성’이다. 이른바 ‘부산영화제 사태’는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따른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과 탄압이 실행된 사실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났다. 부산영화제는 국제적인 위상과 명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겉으로는 전임 집행위원장의 사실상 해임과 형사고발, 정부 지원 예산 삭감 등의 조치였지만 내상이 심각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사실, 부산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운영조직이 민간 사단법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의지에 따라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부산영화제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보복과 탄압으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 순서다. 그러자면 가장 먼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실행의 실체와 진상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산시장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은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해임된 전임 집행위원장의 원직 복귀와 명예회복, 운영조직 체제 정비와 쇄신 등을 통해 일신해야 한다. 부산영화제 정상화는 정부가 정부 예산 몇푼 더 주는 것으로 될 일이 아니다. 정부 차원의 행정력을 쓸 수 있는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부산영화제를 국가적인 국제 문화 행사로 육성한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핵심이다.
2013년 영진위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남양주종합촬영소(이하 남양주촬영소)도 부산 기장 달음산 일대로 이전한다고 했다. 이름도 거창한 ‘글로벌영상인프라건립사업’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문을 열었거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이 부산촬영소(가칭)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부산 촬영소는 단순히 남양주에 있는 촬영소를 이사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에 있는 한국 영화산업의 중추 기반시설을 부산으로 옮기는 것이다. 한국 영화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고, 정부의 영화산업 육성과 지원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현하는 일이어야 한다. 정부와 영진위는 그동안 남양주촬영소가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년을 허비했다. 부지도 부산 기장군 달음산일대로 못을 박았다가 2016년에야 기장군 도예촌 부지로 변경했다. 영진위는 부산촬영소 건립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으면 ‘정부 지침과 온갖 법령에 따를 수밖에’ 없고, ‘남양주 매각대금으로 달음산 일대에 건립’한다는 계획은 절대 불변임을 공공연히 천명해왔다. 또 하나의 폭탄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부산지역 공약 사업인 ‘부산국제영상콘텐츠밸리사업’(전체 예산 8천억원)이었다. ‘부산국제영상콘텐츠밸리조성사업’이야말로 애초 구체성과 현실성이 전혀 없는 사실상 ‘공약을 위한 공약’에 불과했다. 영진위의 부산촬영소 건립사업에 이런저런 풍선을 여러 개 매단 전형적인 ‘뻥튀기’ 사업 계획이었다.
새 정부에서는 가장 먼저 계획을 전면 폐기하고, 영진위의 전형적인 탁상 행정에 매몰된 사업 추진 방식의 전면 개편에 나서야 한다. 시설 계획과 운영, 부산지역 연계 활용방안 등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한국 영화산업의 주력 산업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역점 사업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이처럼 그 어느 정권 때보다 많은 영화계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 9년동안 퇴행한 문화 정책들을 하루아침에 원상복구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예술 정책의 핵심은 분명하다. 청산해야 할 적폐는 반드시 청산하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부터 문재인 정부의 문화예술 산업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문재인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
‘적폐 청산’은 문재인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의 핵심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을 전면에 내세우고, 모태펀드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 중심의 영화산업 생태계를 바로잡는 근본적인 변화도 기대해볼 법하다. 구체적으로 공약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씨네21>과 대선 전에 가진 인터뷰(1096호 연속특집 ‘대선 후보에게 묻다’)에서 제작투자, 배급, 상영 전반에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고착화된 것에 대해 “영화산업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생하고 동반 발전하면서, 한국영화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증진되고, 관객의 권리가 보장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저예산영화 및 다양성영화 지원 확대, 전용상영관 지원 증액 및 지원 방안 다각화, 복합상영관의 저예산·다양성영화의 연간 의무상영일수 지정 등”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또한 중소 제작사에 대한 정책금융제도 확대 정책은 기획개발비를 포함한 안정적인 제작환경 구축이 절실한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외 문화예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들도 눈에 띈다. 2015년부터 일부 영화현장에서 도입했던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경력 및 활동유형에 따른 표준보수지급 기준을 제정하며, 프랑스의 ‘엥테르미탕’ 같은 예술인 실업급여제도를 도입해 실질적으로 영화인들의 생계를 도울 전망이다. 예술인 복지금고를 신설해 긴급 생활자금을 마련하고 긴급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이러한 지원기금 확충은 예술인 체불수입 보장제도와 단계적 건강검진 실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예술인의 창작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되어 있다.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 확보, 청년예술인을 위한 창작주거 인프라 조성 등이 그 내용이다. 무엇보다 민간 비영리 예술공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은 영화계의 주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독립·예술영화를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