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씨네21> 이 꼽은 영화 속 최고의 여성 액션 캐릭터/배우 50 ①
2017-06-19
글 : 이화정
우마 서먼 <킬 빌>, 시고니 위버 <에이리언> 시리즈, 장쯔이 <일대종사>, 안 파릴로 <니키타>, 데미 무어 <지.아이.제인>, 브리짓 닐슨 <레드 소냐>, 카메론 디아즈 <미녀 삼총사>, 시얼샤 로넌 <한나>, 클로이 머레츠 <킥애스> 시리즈
이 장면! 청엽정에서 브라이드가 혼자 수백명의 크레이지 88과 펼치는 ‘미친’ 대결. 눈알이 뽑혀나가고 사지가 절단되고 피가 분사되는 액션의 향연. CG를 최소화한 이 장면의 촬영기간만 무려 8주.

우마 서먼 <킬 빌>

Uma Thurman, 1970~ /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킬 빌>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적 취향의 집합체다. 타란티노는 쇼브러더스 시절의 홍콩 무협영화부터 마카로니 웨스턴, 일본 임협물과 애니메이션 등을 모두 뒤섞은 액션종합선물세트를 구현할 여전사로, 그전까지 액션 경험이 전무한 우마 서먼을 택한다. 뭣보다 이소룡의 트레이드 마크인 <사망유희>의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었을 때, 부디 우습지 않고 멋져 보여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조건 아니었을까. 결과적으로 180cm 장신의 우마 서먼은 섹시하고, 서늘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다. 타란티노는 그녀에게서 전형적인 금발 미녀(<펄프 픽션> 이후의 작품이지만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에서와 같은 이미지)가 아닌 <펄프 픽션>의 미아(우마 서먼)에게서 캐치한 강한 개성을 포착해나갔고, 이는 우마 서먼 연기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지금까지 그녀를 수식하는 대표작이 된다.

<킬 빌>은 결혼식날 남편과 뱃속의 아기를 잃은 브라이드(우마 서먼)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자비와 동정심과 용서”는 없지만 결투 앞에서 절대 경건함을 잃지 않는다. 그녀는 앞선 무협물들의 주인공이 거쳐간 지옥훈련을 정식 통과한 무술인이다. 전설의 핫토리 한조 검에 대한 경외가 있으며, 목적 없는 살인은 불허한다. 마치 액션시퀀스 전체가 타란티노가 선배 영화인과 전설의 액션영화에 바치는 의식과도 같아 보인다. 더불어 브라이드가 대적하는 주요 상대가 모두 여성(오렌 이시, 엘 드라이버, 버니타 그린, 고고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매력적인 악당)으로, 끝장을 보는 액션이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물론 타란티노의 머릿속에 있는 액션 장면을 구현하는 것 자체가 지옥의 강행군이다. “(훈련이 너무 힘들어) 집에 돌아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엉엉 우는 일뿐이었다”고 말한 그녀는 일주일에 5일을 꼬박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액션 연습과 함께 이 영화의 모티브를 제공한 <수라설희>를 비롯해 오우삼, 세르지오 레오네, 팸 그리어, 브루스 리 등 타란티노가 건넨 액션 고전들을 마스터했다. 2부까지 이어진 <킬 빌> 시리즈뿐만 아니라 <페이첵>(2003)에서도 액션연기를 선보이지만 <킬 빌>만큼 강렬한 반향은 이후 없었다.

시고니 위버 <에이리언> 시리즈

Sigourney Weaver, 1949~

이 장면! <에이리언2>에서 퀸 에일리언을 향해 ‘저리 가, 이년아!’(Get Away, Bitch!)라고 외치며 엉겨붙어 펼치는 액션. 꾹꾹 눌러담아 내뱉는 대사와 함께 잊을 수 없는 파이트 신.

액션 여전사의 시조새. 시고니 위버는 쇼트커트의 헤어스타일에 밀리터리룩, 강인한 체력으로 9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전사의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시고니 위버가 맡은 <에이리언>의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의 2등 항해사 리플리는 스타일을 포기한 스타일을 감행해 전에 없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여성이 가진 섹시함을 일거에 접고, 오로지 남성과 같은 체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외적 조건을 내세운 캐릭터 플레이는 당시 페미니즘의 기류와도 맞닿아 있었다. 스타일상으로 지나 데이비스나 데미 무어에게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최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의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의 스타일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183cm, 큰 체구의 시고니 위버는 여타 장르에 ‘거추장스러운’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거대한 우주 생명체와 싸울 리플리 역에는 맞춘 듯 적역이었다. 여성이 본격 액션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생소하던 때, 시고니 위버는 “남성들만 하는 역할”이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칠 만큼 진취적인 성격이기도 했다. 리들리 스콧이 신인배우에 모험을 건 것도 그녀의 당찬 이미지와 성격 때문. 이후 근 20년 동안 <에이리언>과 사투에 매진해 이후 경력과 별개로 그녀는 SF 팬들의 추앙을 받으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세기 최고의 여성 액션 캐릭터, 리플리 역의 탄생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공포영화의 희생자는 여성’이라는 클리셰를 깨자는 앨런 래드 주니어 이십세기폭스사 회장의 제안으로 주인공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었다고. 1편의 리플리가 에일리언의 공격에 맞서 살아남은 유일한 젊은 여성의 이미지였다면, 제임스 카메론이 연출한 2편부터는 본격적으로 액션 전사로 활약하며 데이비드 핀처(<에이리언3>(1992)), 장 피에르 주네(<에이리언4>(1997))의 영화로까지 이어진다. 액션을 바탕으로 모성의 문제, 순교를 택한 성녀, 자기 정체성의 혼란 등의 문제와 더불어, 흙먼지를 뒤집어썼지만 시고니 위버의 마스크에서 오는 진중하고 지적인 이미지가 앞선다. <콜드 라잇 오브 데이>(2011) 같은 액션영화에서 CIA 요원으로 등장해 총을 들기도 했지만 이후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액션보다 드라마에 치중한다.

장쯔이 <일대종사>

章子怡, 1979~ / 감독 왕가위, 2013

이 장면! 눈 오는 기차역, 마삼과의 결투 장면. 시대의 변화에도, 기차의 전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평생을 쌓아온 신념과 몸의 언어를 토해내는 두 무술인의 대결. 왕가위 감독의 느린 화면 속에서, 그 시간들이 경이롭게 재연된다.

“쿵후는 두 단어로 말할 수 있다. 수평과 수직의 세계.” 장쯔이가 연기한 궁이는 그 양립된 세계에서 일평생 자신의 신념을 지키다 살아간 무술인이다. 전국 무술계를 제패한 ‘궁(宮)가’의 유일한 혈육. 여성이 ‘여성’ 안에 머물러야 했던 1930년대. 궁이는 시대를 앞선 진취적인 인물이었다. 마치 정략결혼이라는 틀을 거부하고 강호의 고수로 성장해 가는 용(<와호장룡>(감독 리안, 2000))의 성장 서사에서 치기어림을 걷어낸, 그래서 배우 장쯔이의 성숙함과도 확연히 맞닿아 있다. 특히 결의에 찬 동작과 달리 단아함이 깃든 무표정 일색의 연기가 주는 감흥이 크다. 내상을 입을지언정 “네가 나에게 돌려준 것이 아니라 내가 되찾은 것이다”라며 끝까지 자존심을 내려놓지 않는 장쯔이의 액션은 힘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이 감정의 파고가 함께한다. 비현실적이고, 창조된 인물이자 꿈같이 아스라하며 슬픔이 묻어나는 액션이다.

왕가위 감독의 집요한 요구로 장쯔이는 촬영 4년 전부터 팔괘장을 연마해 대역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물론 베이징 무용학원에서 6년간 전통무용을 수학한 유연한 몸짓이 그녀의 액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주는 또 하나의 요소임에 틀림없다. <영웅: 천하의 시작>(2002), <연인>(2004), <야연>(2006)에서 선보인 아름다운 선율의 액션이, <일대종사>에 이르러 비로소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엽문(양조위)을 뛰어넘어 오히려 장쯔이의 <일대종사>로 각인되어버린, 그래서 스토리 안에 갇히기보다 홀로 당당히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냈다는 점에서 장쯔이는 또 한번 액션배우로서의 입지를 확연히 가져간다.

안 파릴로 <니키타>

Anne Parillaud, 1960~ / 감독 뤽 베송, 1990

이 장면! 홍콩 누아르의 액션 신을 방불케 하는 주방 총격전. 블랙 원피스 차림의 안 파릴로가 레스토랑의 주방 곳곳을 종횡무진. 결정적 순간의 눈물까지, 안 파릴로 연기의 총합.

고독한 킬러 ‘레옹’의 전신은 여성 킬러 ‘니키타’였다. 감각적 영상과 음악으로 전개되는 뤽 베송 액션의 출발점 역시 니키타를 연기한 안 파릴로와 함께였다. 니키타는 도둑질을 일삼는 비행소녀였다가 정부기관에 납치되어 신원이 말살된 채 살인병기로 길러진 여성.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니나>부터 <롱키스 굿나잇>, 최근의 <악녀>에 이르기까지 <니키타>로 말미암아 언급될 영화들만 해도 한 타래다. 도둑질을 일삼던 폭력적인 소녀가 점차 사랑을 알게 되고, 살인자의 역할에 회의를 느끼는 변화의 과정이 영화의 흐름. 임무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킬러의 내면은 안 파릴로의 풍부한 표정 연기를 통해 드러나며 거듭 애처로움을 자아낸다. <니키타>는 안 파릴로의 대표작으로, 30살에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필모그래피에 한계를 가져온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독’이기도 했다. 뤽 베송과의 결혼과 이혼이라는 개인사와 더불어, 이후 <미녀 뱀파이어>(1992) 등에 출연했지만 <니키타>만큼의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데미 무어 <지.아이.제인>

Demi Moore, 1962~ / 감독 리들리 스콧, 1997

이 장면! 캠프에서의 지옥 훈련 중, 두손을 결박당한 채 온갖 폭행과 고문을 당하던 오닐이 선임 교관 존(비고 모르텐슨)에 맞서 행하는 온몸 액션.

“여성운동을 하러 온 게 아니라 여느 남자처럼 작전 경험을 쌓기 위해 온 것이다.” <지.아이.제인>에서 데미 무어는 올림픽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할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지닌 네이비실 최초의 여성 중위 오닐로 분한다. 스트립 댄서로 출연한 전작 <스트립티즈>(1996)와는 정반대의 남성적인 연기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오닐은 남성이 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는 슈퍼우먼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차별을 감내해야 한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오닐이 지옥훈련을 받는, 트레이닝 장면들에 할애된다. 물고문, 모의전투 장면 등 무어가 감당해야 할 액션에 결코 자비란 없다. 특히 민소매 셔츠를 입고 한팔로 팔굽혀펴기를 하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장면. 리들리 스콧은 남성이 주도하는 액션 장면의 클리셰 모두를 여성에게 부여, 여성의 능력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고자 하는데, 그래서 ‘여성의’ 액션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무어는 2개월간 오롯이 운동을 하며 근육으로 다져진 오닐의 몸을 만들었다. 대역 없는 액션, 삭발 도전이 영화보다 더 화제를 모았다. 골든라즈베리 2년 연속 수상이라는 멍에를 얻었지만 이때 다잡은 액션 연기가 이후 <미녀 삼총사: 맥시멈 스피드>(2003)에서 황금 쌍권총을 든 악당 매드슨 리 역으로 발휘된 듯.

브리짓 닐슨 <레드 소냐>

Brigitte Nielsen, 1963~ / 감독 리처드 플라이셔, 1985

이 장면! 무너져내리는 성 안에서 펼치는 게드린 여왕과 소냐의 검술 대결 장면. 칼이 주 무기지만 브리짓 닐슨의 단단한 체격으로 적을 밀어붙이는 형국. 지축이 흔들리고 조형물들이 쓰러져가는 난장판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극강의 파워. 힘이 곧 섹시하게 다가온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1980년대 ‘하드 보디’ 액션 히어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북구의 화이트 금발과 185cm의 장신이 내뿜는 섹시함과 신비로움. 덴마크 태생의 배우 브리짓 닐슨은 비현실적인 판타지 액션물 <레드 소냐>를 통해 곧장 스타덤에 오른다. <코난 바바리안>(1982)에서 코난(아놀드 슈워제네거) 대신 여전사 소냐(브리짓 닐슨)의 활약을 전면에 부각한다. 자신의 부모를 죽이고 마법의 공을 훔쳐간 사악한 게드린 여왕을 찾아가 복수를 감행하는 소녀 전사의 활약은 조악하지만 시종 흥미진진하다. 특히 검술에 능한 여사제들이 화이트 드레스 자락을 휘날리며 게드린 여왕의 군대와 대결하는 장면은 압권. 더불어 <원더우먼>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키만 한 장검을 무리없이 휘두르는 브리짓 닐슨의 파워가 상당하다. 의상과 동작 모두 대놓고 섹시함을 부각시키는 데 여념이 없다. 데뷔작인 <레드 소냐>로 명성을 얻은 브리짓 닐슨은 이후 <록키4>(1985), <코브라>(1986), <무적자>(1992) 등에 출연하며 <레드 소냐>로 형성한 섹시한 이미지로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알리지만 정작 커리어보다 사생활로 치른 유명세가 더 컸다. 실베스타 스탤론과 19개월간의 결혼과 파경, 만취 상태로 공원에서 발견된 해프닝, <레드 소냐>에 함께 출연한 아놀드 슈워제네거와의 열애설 폭로까지, 타블로이드의 단골 스타로 액션 여전사의 수명은 막을 내렸다.

카메론 디아즈 <미녀 삼총사>

Cameron Diaz, 1972~ / 감독 맥지, 2000

이 장면! 뒤에서 체인을 목에 감아 조르려던 적에 맞서 하이힐 앵클부츠를 신은 채 360도 돌아 발차기로 제압. <매트릭스>를 능가하는 기예에 가까운 액션.

카메론 디아즈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미녀 삼총사>는 <마스크>(1994),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를 통해 로맨틱 코믹물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코믹하면서도 섹시한 디아즈의 매력에 터프한 면모를 부각하여 그녀를 일약 주연급 배우로 격상시킨 작품. 이후 톰 크루즈와 함께한 액션영화 <나잇 & 데이>(2010)로 가는 바탕을 제공하기도 했다. 복수나 원한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저 백만장자 찰리의 임무를 받고 위험을 불사르는, 타운젠트 탐정 사무소의 직업 첩보원 나탈리 쿡. 격투기, 해킹, 변장술 등에 모두 능하다(남다른 미모까지 능력으로 활용된다). 영화를 기획하기도 한 드루 배리모어가 ‘총’을 불허하는 바람에 바주카포 같은 상대 남자들의 무기에도 맨몸으로만 액션을 소화한다. 트레이드 마크인 긴 다리를 이용한 섹시한 발차기가 압권. 영화 찍기 전 한번도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그녀가 하루 8시간, 석달 동안 원화평 무술감독의 지도로 연마한 통 큰 액션이다. 특유의 입 큰 웃음을 더해, 사람 다 잡는다.

시얼샤 로넌 <한나>

Saoirse Ronan, 1994~ / 감독 조 라이트, 2011

이 장면! 한나가 자신을 다독여주던 요원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360도 방향으로 돌아가며 총을 난사하는 장면. 피를 뒤집어쓴 채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오싹함을 더한다.

16살 소녀 살인병기. 한나(시얼샤 로넌)는 아버지(에릭 바나)에 의해 본격 양성된 킬러다. 강인한 체력, 치명적 살인기술, 완벽한 전략을 갖춘 강인한 전사지만, 한편으로 외부세계와 고립된 채 살아온 가여운 영혼이다. 자신을 위협하는 적을 물리치고 사라진 아버지를 찾는 게 목표. 살인이 업이라 피를 가까이 하지만 정작 소녀의 몸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다. 다른 누가 가능했을까. 시얼샤 로넌은 한나가 가진 이 ‘운명’을 정확하게 육화한 배우다. 어린 소녀의 몸으로 소화하는 고난도 액션은 경이로움 그 자체. 활, 총, 칼 등 다양한 무기를 다룰 줄 아는 건 기본, 달리는 자동차 아래 매달리는 과격한 액션까지. 설원과 도심을 오가는 액션의 향연은 제이슨 본 저리 가라다. <어톤먼트>에서 보여준 오묘한 이미지가 십분 활용됐는데, 내정된 대니 보일 감독이 교체되자 로넌이 조 라이트 감독을 추천했다고. 이소룡의 제자인 댄 이노산토에게 매일 4시간씩 두달간 권투, 무술 등 훈련을 받은 결과, 대부분의 액션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했다.

클로이 머레츠 <킥애스> 시리즈

Chloe Grace Moretz, 1997~

이 장면! 퍼플 헤어에 가죽 슈트, 망토 차림의 소녀가 공중제비를 하며 긴 검으로 방 안의 어른 악당들을 일거에 제압한다. 경쾌한 음악, 여유로운 표정이 만들어내는 기겁할 액션.

<킬 빌> 우마 서먼의 10대 소녀 버전. 슈퍼히어로물에 타란티노식 하드고어를 장착한, 그래서 미국에서 r등급을 받은 B급 액션. 액션도, 욕설도 오버 일색이라 보기 불편한 영화라는 비난과 통쾌한 복수극이라는 팽팽한 평가 사이에서 2편(<킥애스2: 겁 없는 녀석들>)까지 만들어진 흥행작이다. 지질한 데이브(에런 존슨)가 영웅으로 등극하는 뼈대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킥애스>를 접수한 건 소녀 클로이 머레츠였다. ‘힛걸’(킬러) 민디는 경찰이었던 아빠가 감옥에 가고, 당시 민디를 임신 중이던 엄마가 실의에 빠져 자살하는 사건 이후, 출소한 아빠에 의해 복수를 위해 길러진 숙명의 킬러. 생일 선물로 단검을 받고 환호하는, 또래와는 정신세계도, 노는 법도 사뭇 다른 소녀다. 당차고 귀여운 소녀가 “Show is over mother fucker…”를 읊조리며 상대의 두개골을 빠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액션을 펼친다. 클로이 머레츠는 서커스 교육을 비롯해 펑장 감독에게 강도 높은 무술훈련을 받았다고. 운동신경이 뛰어나 3개월 받을 훈련을 4주 만에 마스터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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