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BIFAN의 영화인들②] <소울 메이트> 증국상 감독 - 사랑보다 강렬한 여성들의 우정
2017-07-24
글 : 곽민해 (객원기자)
사진 : 박종덕 (객원기자)

“진가신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 너한테 잘 어울릴 작품이 있다면서.” 증국상 감독은 <소울 메이트>의 원작인 안니 바오베이의 소설을 그렇게 접했다. 20쪽가량의 단편을 순식간에 읽어내린 그는 이 작품이 자신이 오랜 시간 찾던 이야기란 걸 직감했다. 여성영화의 반열에 들 영화 <소울 메이트>는 소꿉친구인 두 여성 안생(저우동위)과 칠월(마쓰춘)의 안타까운 연대기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 한데 섞인, 내밀하지만 치열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작품. “언제나 여성이 중심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증국상 감독은 사랑보다 더 파란만장한 여성들의 우정에 관해 잘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엄마의 (여성) 친구들이 우리 집에 모여서 마작을 하고 술잔을 나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여성만의 독특하고 예민한 감정의 결이 있다는 걸 알았다.”

네명의 여성작가가 협업한 각본도 캐릭터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두명은 안생 편에서, 두명은 칠월 편에서 토론하며 쓴 각본이다. 한쪽의 비중이 더 크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방향을 잡더라. 그래서 늘 그들의 선택을 믿었다.” 각각 안생과 칠월을 연기한 배우 저우동위와 마쓰춘도 강렬한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두 배우의 서로 다른 외모가 캐릭터의 성격과 꼭 어울려 다른 후보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전까지 맡은 작품만 봤을 때는 두 사람을 반대 역할에 캐스팅하려고 했다. 그런데 실제 모습은 이번 영화 속 이미지와 더 가깝더라.” 사실 그는 이 영화를 한 여성의 성장기라고 생각하며 연출했다. “안생과 칠월의 모습이 우리 내면에 있는 양극단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나이에는 안생에 더 가까웠다가 자라면서 칠월에 가까워지는 거다. 여성이 자신과 싸우는 이야기, 이를 통해 자신이 누군지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보였으면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증국상 감독은 홍콩 배우 증지위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반응? 이제야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었다고. (웃음)” 이번 영화로 그는 아버지와 홍콩금마장영화제 수상 후보에 함께 오를 정도로 든든한 동료가 됐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이뤄낸 그의 성장은 <소울 메이트>의 완성도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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