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굉장히 많은 한국인이 라오스로 여행을 왔다. 오자마자 잠옷 바지 같은 것을 사입고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는데, 그것이 라오스의 전부는 아니다.” 라오스에서 살고 있는 베트남계 미국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마티 도 감독은 “라오스의 내부인이면서 외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영화에서 보여준 라오스는 우리가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순진한 시골 소녀 녹이 외국인 남편을 둔 친언니 안나와 함께 살다가 물질적 욕망에 눈을 뜨고, 언니를 향한 질투가 파국을 불러오는 스토리는 마티 도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라오스 사회의 다양한 면면 중 하나였다. 그 안의 캐릭터들도 전형적이지 않다. “녹처럼 시골에서 온 사람들은 착하기만 하다거나 욕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있다. 그들도 물질을 원할 수 있다. 또한 관객이 안타깝게 여겼던 녹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뒤로 물러나게 하는 등 캐릭터에 반전을 주고 싶었다.”
한편 영화에서는 복권 번호를 알려주는 귀신이 등장한다. 이는 타이, 라오스에 실제로 존재하는 전통적인 미신이지만 외국인, 특히 서양 관객은 자꾸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서구영화를 보면 산타클로스에 대해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디어 시스터>에 나오는 라오스의 전통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아시아권 국가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하는 마티도 감독은 라오스에서 장편영화를 만드는 유일한 여성감독이자 장르영화를 만드는 유일한 인물이다. 원래 댄서였던 그는 영화를 시작한 후 산업 안에 견고한 그룹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라오스영화계의 남성들은 나를 ‘귀신영화’ 만드는 여자라고 부르며 칭찬인지 욕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자신이 백인 남자감독이라면 더 좋은 지원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다는 그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나는 반여성주의, 특히 아시아 여성에 대한 편견을 매우 싫어한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페미니즘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관객에게 여성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