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투자·배급사 책임자로부터 듣는 2018년 한국영화의 경향과 주요 작품 일람 ① ~ ⑦
2017-12-25
글 : 김성훈
흥행의 신은 누구에게?

산업은 정체기로 접어든 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2017년 한국 영화산업 통계를 바탕으로 2018년을 내다보자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2017년 12월 극장 관객수가 아직 집계되지 않은 까닭에 정확한 수치를 얘기하긴 어렵지만 2017년 한해 동안 극장을 찾은 총관객수가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2017년 11월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수가 지난해에 비해 87만여명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2017년 극장 관객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 것 같다). 2013년 이후 5년 연속으로 극장 관객수가 2억명을 돌파했지만 시장 파이가 지금보다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업계 플레이어들은 많지 않다.

2017년 12월 6일 열렸던 CJ CGV 미디어포럼에선 “극장산업이 이미 정체기로 접어들었다”는 내용의 데이터가 발표되기도 했다. 2017년 박스오피스 성적을 보더라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총여섯편(<박열>(235만명), <프리즌>(293만명), <살인자의 기억법>(265만명), <보안관>(258만명), <조작된 도시>(251만명), <재심>(242만명)),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두편(<남한산성>(384만명), <아이 캔 스피크>(327만명)),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두편(<더 킹>(531만명), <청년경찰>(565만명)),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두편 (<범죄도시>(687만명), <군함도>(659만명)), 7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는 두편(<공조>(781만명), <마스터>(715만명, 2016년 12월 21일 개봉))이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택시운전사>(1218만명) 한편뿐인 건 크게 신경 쓸 신호는 아니다. 하지만 중급 흥행작(200만~600만명)이 11편으로 지난해의 9편에 비해 겨우 두편 늘어난 건 다소 아쉽다(물론 제작비에 따라 흥행 기준은 제각기 다르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눈에 띄는 건 제작비 규모가 큰 영화보다 <청년경찰> <범죄도시> <아이 캔 스피크> 같은 중급 규모의 영화들이 흥행했다는 사실이다.

정체기에 접어든 한국 영화산업에서 대형 투자·배급사 4사(CJ·롯데·쇼박스·NEW)와 직배사 2사(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이십세기폭스인터내셔널 프로덕션코리아) 그리고 중소 배급사(메가박스·리틀빅픽처스) 등 많은 투자사들의 라인업 확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1년에 개봉할 수 있는 작품은 한정되어 있고, 여전히 극장 매출에 크게 의존하는 시장에서 이들은 영화가 아닌 다른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는 관객의 취향을 잡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청년경찰> <범죄도시> <아이 캔 스피크> 같은 중급 규모의 영화들의 흥행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씨네21>은 롯데·쇼박스·NEW·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메가박스·CJ E&M 영화사업부문 등 6개 회사의 투자 책임자들에게 이에 대한 질문들을 건넸다(CJ E&M 영화사업부문은 회사 사정 때문에 홍보팀장이 대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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