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후보로 지명되었다는 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미와 위트로 무장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자, 관계자들의 말을 모아 전한다.
“(올해는)어떤 작품이 갑자기 작품상을 타게 될지 기다리기 힘들다.”_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아카데미 사회자로 나선 지미 키멀, <문라이트>의 작품상 수상을 <라라랜드>로 잘못 호명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악의 사고를 회상하며
“모닝 커피보다 좋다.”_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아카데미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소감에 대해
“요즘 모든 일들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서 나는 여전히 다소 놀란 상태다. 어쨌거나 이 모든 것들이 흥분된다.”_ 케빈 스페이시가 성추행 파문으로 하차하자 9일 만에 <올 더 머니> 촬영을 마쳐야 했던 크리스토퍼 플러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을 놀라워하며
“나는 소피아 코폴라가 감독상 후보로 지명되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 순간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였는지도. 나는 캐스린 비글로가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내 후보 지명 소식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길 바란다. ‘나도 내 영화를 만들어야지.’”_ <레이디 버드>의 감독 그레타 거윅, 캐스린 비글로 이후 8년 만에 감독상 후보에 오른 여성감독으로서
“내게 ‘침전의 방’(The Sunken Place)이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이며,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정의를 외치지 못하는 것이다. 아카데미 후보 지명은 정의를 위한 내 외침이 응답받고, 확장되며, 동료들과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은 느낌이다. 지금의 나는 ‘침전의 방’의 반대편에 있는 듯하다.”_ <겟 아웃>의 감독 조던 필,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에 함께 지명된 의미에 대해
“유리천장이 깨지기에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지만, 겸허하고 설레는 기분으로 이 영광을 받아들이고 싶다. 나의 아카데미 후보 지명이, 더 많은 여성들이 카메라를 어깨에 둘러멜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_ <머드바운드>의 촬영감독 레이첼 모리슨,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촬영감독 후보에 오른 여성으로서의 소감을 밝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