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건>은 <백엔의 사랑>(2014)을 만든 다케 마사하루 감독의 신작이다. 우연히 총 한 자루를 손에 넣은 대학생 도루(무라카미 니지로)가 총에 집착하게 되는 이야기로, 흑백의 명암을 인상적으로 활용해 인물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다케 마사하루 감독은 <더 건>으로 최우수 일본 감독상을 수상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나카무라의 소설은 매우 독특하다.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많은데, 내 젊은 시절과는 다르지만 소설 속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항상 매료되었다. ‘그 시절 나는 어땠지?’ 하고 환기시켜주는 작품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흑백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흑백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언젠가 한번쯤 흑백영화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원작 소설 속 한 문장이 내 욕망을 일깨웠다. 주인공 도루가 방아쇠를 당겼을 때의 대사다.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문장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흑백의 이미지가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총을 가지게 된 주인공 도루는 점점 총에 사로잡히고 집착하게 된다.
=도루가 총에 사로잡히듯,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도구에 집착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고, 컴퓨터가 될 수도 있는데, 때론 그 도구들이 우리의 삶을 컨트롤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한 집착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일본에선 총을 소지하려면 총기 소지 허가가 필요하다. 만약 내가 총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더라. 개인적 상상력과 궁금증도 영화에 반영했다.
-<백엔의 사랑>처럼 세상과 부딪히고 자신과 싸우는 청춘의 이야기를 자주 해왔는데, 다음번엔 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
=맞다. 뜨거운 열정을 가졌지만 그 열정이 벽에 부딪히는 이야기, 그래서 자신을 시험하게 되는 이야기에 흥미가 있다. 다음 영화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포르노그래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