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스윙키즈> “여기서 댄스단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 포로들로”
2018-12-19
글 : 김현수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새로운 소장이 부임한다. 그는 전쟁 포로들을 이용해서 평화로운 포로수용소 이미지를 만든 다음, 자신의 국제적인 입지를 드높이기 위해 댄스단 공연을 계획한다. 그리고 소장은 브로드웨이 출신의 잭슨 하사(재러드 그라임스)에게 댄스단 공연을 성공시키라 명한다. 수용소 내 포로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연 잭슨은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지려는 병삼(오정세), 심장이 안 좋은 중국인 춤꾼 샤오팡(김민호), 그리고 춤 추는 재능이 뛰어난 수용소의 말썽꾸러기 로기수(도경수)를 눈여겨본다. 여기에 4개 국어 통역이 가능한 양판래(박혜수)까지 가세해 오합지졸 댄스단원들의 연습이 시작된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모인 댄스단원들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념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남북한의 갈등 양상, 그리고 온갖 다양한 인종과 계급의 사람들이 뒤섞인 포로수용소 내의 혼란스러운 실상을 통해서 무엇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짓누르고 있는지, 갈등에 접근한다. 북한군 병사들 사이에서 국민영웅이라 칭송받는 로기수는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자신의 가슴속 열망을 드러내야 할지 숨겨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오합지졸 댄스단원의 노력과 열정에 웃음을 실어주고 전쟁통 속에서의 댄스 공연이란 아이러니한 비극에는 눈물을 담아낸다. 영화 내내 짜릿한 탭댄스 장면은 물론 비틀스, 데이비드 보위, 정수라 등의 대중가요와 팝송이 흘러나와 눈과 귀를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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